UPDATED. 2024-03-29 16:30 (금)
대학가 ‘학생설계’ 확산되나
대학가 ‘학생설계’ 확산되나
  • 김재호 기자
  • 승인 2007.03.02 22: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스로 강의 및 연구 계획수립 … 평가까지는 '아직'

 대학가 '학생설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대는 ‘기초교육 내실화와 혁신을 위한 발전계획’을 발표하고, ▲ 학생설계 강의 도입 ▲ 핵심교양 확대·강화 ▲ 기초교양 개편 ▲ 리더십센터·한국학 본격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올해 2학기부터 학생설계 강의를 도입하려고 준비 중이다. 

연구

서울대 학생연구참여 프로그램/2003년 도입

카이스트 학부생 연구참여 프로그램/2006년 도입

서울대 학생설계 강의/2007년 2학기 도입 예정

부산대 총학생회 ‘21세기 효원특강’/2006년 도입

서강대 학생설계 전공제도/1999년 1학기부터 도입

한양대 학생설계 전공제도/2007년부터 폐지


 ‘학생설계 강의’란 학생들이 직접 강의안을 짜고, 지도 교수를 섭외하는 등 학생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다. ‘학생설계 강의’는 교양과목에서 다루지 못한 분야에 대해 맞춤식 교육으로 실시된다. 강의는 실제로 학점이 부여되는 정규 교과로 편성될 예정이다.

 ‘학생설계 강의’는 비교과목이었던 ‘학생연구참여 프로그램’을 교과목으로 확장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동안 학부 학생들이 연구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학생연구참여 프로그램’을 실시해 온 교수학습개발센터는 현재 ‘학생설계 강의’에 대해서 기초교육원에 구체적인 사례연구를 의뢰한 상태이다. 서울대 기초교육원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학생설계 강의’는 연구 초기단계이며 미국의 버클리대학의 사례를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5회째를 맞는 ‘학생연구참여 프로그램’은 독립 연구 과제와 소그룹 세미나 두 가지 유형으로 진행된다. 교수학습개발센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학생연구참여 프로그램’은 그동안 학술지에 게재된다든가 대학 자체에서 수여하는 논문상을 수상하는 등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었다. 또한 연구비를 정산하고, 운용해봄으로써 연구와 관련된 소중한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관계자는 지적했다.

 제4회 독립 연구 과제에 참여했던 박형렬 씨(당시, 서울대 물리학부 4학년, 현재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대학원 석사과정)는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과제를 수행했다. 박 씨는 최종보고서로 ‘단일 분자 형광 이미징을 통한 암 관련 유전자 구조 동역학에 대한 연구’를 제출했고, 이 논문은 졸업논문으로 활용됐다. 6개월 동안 총 150만원을 지원받은 박 씨는 “학부생들은 시험보고 숙제하는 게 다 인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가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기간이 너무 짧아 보고서까지 제출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연구참여 프로그램으로 물리학의 최근 동향을 파악할 수 있었고, 대학원 진학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국과학기술원(이하 카이스트) 역시 ‘학부생 연구참여 프로그램(Undergraduate Research Program, 이하 URP)’을 진행 중이다. 학생들이 제출한 연구계획서를 바탕으로 개별연구과제, 그룹세미나 형식으로 6개월 동안 진행된다. 심의를 통과한 학생 혹은 팀은 연구 수행 후 최종보고서를 제출한다. 2006년 여름?가을학기 URP 연구성과 발표회는 오는 16일로 예정돼 있다. 개별과제는 단독으로 장학금 50만원과 연구 150만원을 지원받고, 팀인 경우 1인당 장학금 50만원과 연구비 200만원을 받는다.

 2006년부터 시작된 URP는 작년 가을학기에 개별 45개 과제, 그룹 3개의 과제를 신청을 받았다. 심의 결과, 개별 과제 중 1개가 탈락해서 2007 겨울?봄학기에는 총 47개의 과제가 URP로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는 정식교과목으로서 3학점으로 인정받는다. 

 학생설계 강의와 비슷한 사례는 지난해 실시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산대 강연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부산대는 총학생회가 중심이 돼 2006년 2학기 ‘21세기 교원특강’에서 김 전 대통령을 초청했던 적이 있다. 총학생회가 강사를 섭외하고, 진행했다는 측면에서 학생설계 강의와 유사한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강의는 1학점으로 정식 인정받았다. 부산대는 올해 2학기에도 ‘21세기 효원특강’을 진행한다.

 한편, 강의뿐만 아니라 전공에서도 ‘학생설계’가 도입돼 진행 중이다. 서강대는 1999년 1학기부터 이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이른바 ‘학생설계 전공제도’이다. 자신이 이수하고 싶은 과목과 전공 내용을 제출해서 교무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할 경우 인정된다. 이번 학기에는 응용수학?경제 등을 연계해 학생 1명이 ‘학생설계 전공제도’를 적용받고 있다. 반면, 한양대는 학생설계 전공제도를 2007년도부터 폐지했다. 학교 측은, "학위와 관계되는 제도인데 학부생이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