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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 건축과 다른 이례적인 美 보여줘
유교 건축과 다른 이례적인 美 보여줘
  • 배원정 기자
  • 승인 2007.02.05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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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조사: 전주 경기전, 서울 동묘
 종묘 정전 ★★★★★★★★  전주 경기전 ★★★★★   서울 동묘 ★★★

전문가들은 단순하고 절제된 건축구성으로 조선시대 건축가들의 뛰어난 공간창조 예술성을 보여줬던 종묘 정전을 한국 최고의 사묘건축으로 선정했다. 더불어 전주 경기전과 서울 동묘 역시 종묘 정전과는 다른 美적 특징을 보여준 사묘건축으로 추천했다.

    

 태조 이성계의 영정이 봉안되어 있는 전주 경기전의 모습.

전주 경기전은 태종 10년(1410)에 창건된 건물로써, 조선의 창업자인 태조 이성계의 영정이 봉안된 곳이다. 경기전은 가운데 정전 영역과 정전 동쪽의 실록각 영역, 서쪽의 복원된 부속채 등 세 영역으로 나뉘어져 있어 서울이 아닌 지방에 세워진 건축물 가운데 이례적으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경기전은 단청의 문양과 색채가 매우 화려하면서도 단정한 기품을 지닌 다포계 형식의 건물이다. 다포식 건물은 화려함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소박함을 추구하는 유교건축에서는 그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 경기전이 이례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까닭은 조선왕조의 창업자인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봉안되어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경기전은 조선초에 건립된 5개의 태조진전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있어 건축사적으로 더욱 그 의의가 크다.


서울동묘. 한쪽 벽을 벽돌로 구성한 것은 중국의 영향을 다분히 받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서울 동묘는 중국 촉한의 유명한 장군인 관우에게 제사를 지냈던 묘로서 선조 32년(1599)에 짓기 시작하여 2년 뒤인 1601년에 완성됐다. 현재 동묘의 건물 안에는 관우의 목조상과 그의 부장인 관평, 주창 등 4명의 상이 모셔져 있다. 규모는 앞면 5칸, 옆면 6칸이고 지붕은 T자형의 독특한 구성을 하고 있다. 지붕 무게를 받치는 장식은 새의 부리처럼 뻗어 나온 익공계 양식이다. 관우의 사당인 동묘의 조성은 임진왜란에 기인한다. 임진왜란 시기  원군으로 명나라의 군대가 조선에 건너왔으며, 그들은 관우를 軍神이자 전신으로 이미 추앙하고 있었고, 이는 동묘 건축의 배경이 됐다.


종묘 정전이 선왕에게 제사지내는 최고의 격식과 검소함을 건축공간으로서 구현했다면, 서울 동묘는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한국의 다른 건축들과 비교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건물 내부의 화려한 장식과 벽체 전체를 벽돌로 구성하는 등의 배치는 중국식으로 볼 수 있으나, 익공이나 화반대공 및 단청 등 세세한 부분은 조선적인 모습을 농후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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