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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비전 2011 프로젝트’
[분석] ‘비전 2011 프로젝트’
  • 전미영 기자
  • 승인 2001.09.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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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9-10 00:00:00

“장기적 호흡인 문화정책을 단기적으로 ‘프로젝트’ 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지난 7월 한국개발연구원(원장 강봉균)이 발표한 ‘열린 세상, 유연한 사회를 위한 비전 2011 프로젝트’ 문화진흥 방안에 대해 한 문화예술단체의 실무자는 이렇게 논평했다. ‘2011년 한국 경제의 비전과 전략’이라는 부제를 단 이 프로젝트는 앞으로 10년 뒤 한국의 산업구조 개편과 사회 변화의 정책방향과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대외경제반, 성장동력반, 금융구조개혁반, 정부혁신반, 노동정책반, 환경반 등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총 14개 작업반은 분야별 실무작업반이 구성된 5월초부터 시스템을 가동시켜 일정에 따라 토론회와 실무안을 진행중이다. 각 부문별 정책 마련을 통해 프로젝트가 제시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비전’은 ‘유연한 경제·사회시스템’, ‘지식기반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범국민적 합의의 복지 공동체 구현’ 그리고 ‘아시아 중추국가의 지형’이라는 거창한 목표들이다.

문화진흥반의 쟁점 = 돈?


임기를 1년 남긴 시점에서 10년을 내다보는 장기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 자체에 의문을 갖는 이들이 있으며, 또한 역대 정권마다 실패를 되풀이했던 개발계획과의 차별성에 회의를 보이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개별연구원 내부에서도 그런 비판의 목소리에 일견 수긍하면서도 ‘비전 2011 프로젝트’를 역대 정권의 ‘생색내기용 발전계획안’과는 다른 것이라고 자평한다. 여성, 문화, 환경 등 사회변화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보인 전례 없는 시도라는 것이 그 이유이다.


비전 2011 프로젝트에서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복지 공동체 구현’의 중추를 담당하는 기구는 문화진흥반이다. ‘경제발전에 따른 소비수준의 증대, 창조적 문화행위에 대한 욕구 증대로 인한 문화적 인프라에 대한 수요 증가, 문화산업의 성장이 급속히 높아질 전망’을 토대로 발전 방안을 찾고 있는 문화진흥반의 인적 구성은 한국문화정책개발원, 문화부 문화정책과, 조병구 KDI 박사, 김휴종 추계예대 교수 등 민간위원 6인, 정부 6개 부처의 8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민간 위원 6인은 모두 현직 교수로, 문화예술단체나 직접적 수혜자인 예술인은 한 명도 없다.


지난달 13일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재정지원, 어디까지 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열린 문화진흥반 쟁점토론회에 참석한 강준혁 추계예대 예술경영대학원장은 “문화콘텐츠 관련사업의 핵은 양에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최고의 안목과 기술을 키우기 위해 문화 인력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병희 국민대 교수(경제학과)는 “접근 용이한 문화 인프라 구축을 위해 문화공간의 대관료를 현실화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재정확보’이다. 문화진흥반의 8개 세부과제를 뒷받침해줄 쟁점 과제 역시 ‘재정 확보’이다. <표1참조>국민의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문화정부’를 표방해왔다. 역대 어느 정권보다 문화 부문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자신하는 것은, 표면적인 수치만 놓고 볼 때는 일견 타당하다. 1990년까지 1%도 못 미치는 수준이던 문화예산은 1999년에 처음으로 1%에 들어섰고, 작년에는 1.23%를 기록했다. 문예진흥기금 지원도 1998년 4백 9십억에서 1999년 5백억, 2000년 천억으로 늘었다. <표2 참조>그러나, 문화예산이 증가하면서도 수혜자들의 불만은 줄지 않고 있다. 2000년 실시된 ‘문화예술단체실태조사’와 ‘문화예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1999년 문화예술단체에 한해 동안 지원된 지원금은 3천6백여 만원으로 단체 총 수입의 60.7%를 지원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예술가의 경우에는 월평균 지원금이 20만 5천원으로 수입의 16.2%를 지원 받고 있다. 그나마 지원이 해당되는 단체와 개인의 경우이고, 지원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예술단체와 개인의 경우에는 문화진흥기금의 혜택을 전혀 받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서울과 지방 지원의 불균형도 심각한 상황이다. 예산 분배의 불균형보다 더 큰 문제는 ‘문화’에 대한 마인드 부족이라고 한 예술단체 실무자는 지적한다. “정부는 진흥기금 몇 푼 늘리면서 스스로를 문화정부라 흡족해하지만, 문화예술에 대한 기본적 이해는 예전과 달라진 바가 없다”


문제는 예산의 ‘효율적 분배’


문화진흥반 정책 수립에 참여하고 있는 한 정부부처 관계자 역시 그 부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재정지원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이야기하지만, 재정을 더 늘리기에 앞서 지금 있는 돈 관리부터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광부 예산이 똑바로 쓰이고 있는 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지원방안을 만들라고 하면 무조건 덩치만 키우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문화진흥반 간사를 맡고 있는 박정동 한국개발연구원 박사 역시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계획 수립 없이 일단 예산을 늘리고 보자는 무모한 계획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동 박사는 또한 10년 계획을 몇 달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졸속의지’를 우려했다. 한국개발연구원에서 중간보고서가 나오는 9월말과 최종보고서가 확정되는 11월말, 문화진흥반이 과연 어떤 비전을 담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전미영 기자 neruda73@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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