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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대회] ‘2001 대한민국 생명공학 종합 학술대회’
[학술대회] ‘2001 대한민국 생명공학 종합 학술대회’
  • 이옥진 기자
  • 승인 2001.09.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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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


며칠 전 8명의 한국인이 인간복제를 신청했다.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자칫 ‘시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사람들의 염려는 어쩌면 당연하다. 이런 가운데 인간복제 전문회사 클로네이드의 설립자이자, 인간복제를 통해 인류도 영원한 생명을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창시자 클로드 라엘의 한국방문 소식은 경악을 더하고 있다. 때마침 생명윤리기본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종교·시민단체 주장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연구의 길이 막혀버릴 지도 모르는 생명과학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최근 과학기술부 산하 생명윤리자문위원회(위원장 진교훈 서울대 교수)가 확정한 시안에 과학계는 철저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 법안은 인간배아 복제연구와 태아 유전자치료, 불임치료를 위한 동물 난자 이용 모두를 금지하고 있다. 결국 유전자와 세포이식 치료를 원천적으로 막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과학기술부 후원으로 생명공학 관련 학자들이 모였다. 지난 5일부터 이틀동안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김병수)가 주최한 ‘2001 대한민국 생명공학 종합 학술대회’가 그것이다. 이번 학술대회를 후원한 과학기술부는 법안 제정의 주체로 논쟁의 중심이 되고있어 이번 학술대회의 의의는 예사롭지 않다.


학술대회는 ‘인간게놈 프로젝트와 프로테오믹스’, ‘생물게놈 연구와 분자 육종’, ‘바이오 벤처산업’의 세 분과로 진행됐다. 무엇보다 생명공학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유전체 연구, 단백체 연구, 생물정보학의 연구결과물의 발표가 주를 이뤘다. ‘생명공학의 해’를 기념해서 한국의 생명공학이 다다른 곳을 짚어주고 개괄해주는 덕분에 전체 지형도를 쉽게 그릴 수 있다는 것이 큰 이점.


유향숙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장의 논문 ‘한국 인간 게놈 프로젝트’, 김영창 충북대 교수(생명과학부)의 ‘인공세포와 가상세포 기술의 현황과 전망’, 그리고 김창민 국립암센터 연구소장의 발표문 ‘인간 유전체 인식의 연구성과 및 향후전망’은 주목할 만했다. 또한 생명공학 육성을 위한 정책방향에 대한 논의들은 산학협동의 방법으로 바이오 벤처산업을 건설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더구나 이번 학술대회에는 ‘생명공학 우수과학자상’수상도 함께 시행돼 눈길을 끌었다. 고재영 울산대 교수(의학과), 김영준 연세대 교수(치의학과), 유성언 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등 3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 소장은 발표문에서 “인간에 의한 ‘달의 정복’그 자체가 인류의 생활을 바꾸지는 않았듯이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의 완성이 곧 새로운 생명시대를 여는 것은 아니다”며 성급한 기대와 염려 모두를 잠재우고 있다. 보건의료분야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해서 김 소장은 포스트게놈시대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골수 증식성 증후군, 백혈병, 알츠하이머병, 다운증후군 등의 유전적 질병의 원인과 새로운 진단법, 신약개발, 치료 유전자 확보의 가능성을 점치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 역시 가상세포와 인공세포에 대한 연구를 통해 생명 현상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예견하고 있다. 김 교수에 의하면 “가상세포를 이용하면 DNA, 단백질, 대사물질과 같은 세포의 구성요소가 네트워크로서 생물복잡계의 거시적 현상에 어떻게 작용하며, 이러한 현상이 생명 현상의 유지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 생명 현상의 궁극적인 메커니즘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생명윤리기본법 제정에 공방이 끊이지 않는 지금, 과학자들의 청사진이 주는 매력은 크다. 그러나 맹목의 종교로 화한 과학이 무소불위의 힘을 지닐 위험에 대한 경계의 끈을 놓지 않는 지혜도 함께 요청되고 있다. 유사과학종교 에피소드들은 우리에게 ‘각성제’가 된다.
이옥진 기자 zo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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