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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를 찾아서] 한국인구학회
[학회를 찾아서] 한국인구학회
  • 이옥진 기자
  • 승인 2001.09.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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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9-12 18:16:10
통계수치가 보여주는 사회변화는 개인의 시선을 확장시킨다. 개개인을 대상으로 한 세심한 관찰이 종종 전체에 대한 통찰을 결여하는 한계에 직면할 때, ‘인간’보다 ‘인구’를 읽어내는 시선의 확장은 요긴한 것이다. 가령, 높은 40대 사망률 수치는 그 자체로 우리 사회 졸속한 근대화의 이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인구학회(회장 박상태 서강대 교수)의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 1970년 ‘인구 및 가족계획 연구회’로 출발했던 학회가 1978년 ‘한국인구학회’라고 개명한 이유도 그것. 가족계획 정책을 위한 통계사회학으로는 학회의 위상이 불분명하기도 하지만, 인구학은 보건·지리·경제·사회를 아우르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현재 인구학회 구성원 역시 경제학·의학·보건학·지리학·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 학자들로 학제간 연구를 지향하고 있다.

통계수치의 잇따른 발표는 학회의 연구를 재촉한다. 동아시아 성별 직업분리의 변화 수치나 노인자살 통계 수치 등은 발표되는 순간 새로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학회는 이런 사실들이 의미하는 바를 다각도로 해석해내는 것에 분주하다.

당대의 사회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역시 인구학회의 저력이다. 박경애 통계청 인구분석과 사무관의‘한국의 이혼율 추이와 의미’, 신영수 서울여대 교수(경영경제학부)의 ‘중·고령자 고용안정과 촉진에 관한 연구’ 등은 수치를 통해 현실의 단면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대표적 예다.

인구를 읽어내면 구조가 보인다. 최근 학회는 사회구조변화 탐색에 몰두하고 있다. 초창기 회원들이 여전히 활동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는 반면, 젊은 학자들의 활동으로 인해 새로운 조류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해 전기학술대회에서는 ‘노동구조의 변화 및 전망’이라는 세부주제가 토론되기도 했다. ‘2000년 여성 고용 정책 방향’은 문유경 한국여성개발연구원이, ‘아세아 지역의 파트타임 고용에 관한 연구’는 이혜경 배제대 교수(사회과학부)가, ‘자영업 중심으로 한 노동력 이동’은 류재우 국민대 교수가 각각 발표했던 것.

그간 학회가 쌓아온 연구결과는 2차 가공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날것의 수치화된 정보들은 그 자체로 여러 가지 해석과 의미산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인구학회와 주변 학문과의 공조가 한결 공고해야 하는 이유다.
http://society.kordic.re.kr/~pak
이옥진 기자 zo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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