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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인물 ]박원규 영남대명예교수
[화제인물 ]박원규 영남대명예교수
  • 김미선 기자
  • 승인 2000.11.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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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학위해 학술기금 지원...학교 떠나서도 이어진 후학 사랑

요즘은 교수가 환갑을 맞게 되면 그 제자들이 자발적으로 회갑논문집을 펴내거나, 회갑연을 마련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퇴임한지 15년이 넘은 노교수가 환갑잔치를 계기로 사재까지 털어 자신이 몸담은 학교와 학회에 학술진흥기금을 내고 있어 교수사회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이제는 칠순을 훌쩍 넘은 박원규 영남대 명예교수(응용화학공학부·사진)가 바로 그 주인공. 박 교수가 후학양성을 위해 기금을 내놓게 된 계기는 사뭇 이채롭다. 자신의 환갑을 위해 제자들이 모은 돈을 학과에 기증했던 것. 지난 90년에 정년 퇴임하면서 추가로 영남대 응용화학공학부에 기금을 냈으며, 5년 전부터는 해마다 천만원씩 내고 있다. 학과에서는 박 교수가 낸 기금의 반을 교수들의 연구비로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로 외국학술지와 전문학술도서를 구입하고 있으며, 그가 기증한 책을 모아 박 교수의 아호를 딴 ‘심강도서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 학기마다 외국의 석학을 초청해 ‘심강학술강연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지난달 27일 이기준 서울대 총장을 초청해 ‘21세기와 대학의 사명’을 주제로 열린 열번째 강연회도 박 교수의 지원금에 힘은 것이다. 박 교수의 활동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정년 퇴임하면서 창립초기부터 애정을 쏟아온 한국화학공학회에 삼천만원을 기증했고, 학회는 ‘심강논문상’을 운영하고 있다.

15년동안 후학들을 위해 기금을 내놓는 것은 누가 봐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박 교수는 “무언가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단지 30년 넘게 몸담은 영남대 화학공학과와 한국화학공학회의 발전을 바라는 뜻에서 후학들이 학문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싶어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미선 기자 whwoori@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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