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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제 환원 움직임 ‘꿈틀’
학과제 환원 움직임 ‘꿈틀’
  • 안길찬 기자
  • 승인 2001.08.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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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29 16:18:46

모집단위광역화에 의해 학부로 통합됐던 학과들이 다시 쪼개지고 있다. 2001학년도 모집단위 정원조정을 위해 각 대학들이 교육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일부 대학을 중심으로 학문적 유사성이 떨어지는 학부를 다시 2~3개의 학과로 분리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도 정원조정 신청을 낸 연세대는 인문계열의 신학분야와 이학계열의 생활과학분야를 분리하고, 보건․환경의공학부도 보건행정학과와 환경․의공학부로 나눴다. 한양대도 안성캠퍼스의 건설교통공학부를 다시 건축공학, 토목환경공학, 교통공학으로 분리했으며, 문과대학의 3개 모집단위를 올해 6개로 분할한 중앙대도 내년도에 이를 더 세분화할 예정이다. 고려대의 경우 서양어문학부, 인문학부, 어문학부(서창캠퍼스)를 각각 2개의 모집단위로 분할․신청했으나, 두뇌한국(BK)21사업 선정당시의 약속을 지키라는 교육부의 반발에 부딪혀 재조정 신청을 내기도 했다. 이밖에도 건국대, 목원대, 국민대, 서울여대 등 적지 않은 대학들이 일부 학부의 분할을 검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교육부의 엄상현 대학행정지원과장은 “지난해에 비해 많은 대학들이 광역화된 학부를 학과로 분리해 조정신청을 해왔다”며 “대학과 협의․조정을 거쳐 7월중에 최종적인 모집단위를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8년 고등교육법의 제정과 더불어 시작된 교육부의 모집단위광역화 사업시행을 기점으로 대학별로 광범위하게 진행된 학과 통합의 움직임은 지난해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밀어부치기식 통합에 따른 후유증이 커지면서 학부제로의 통합이 둔화되고 오히려 학과제로 환원되는 현상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3천44개(국․공립대 8백53개, 사립대 2천1백91개)에 달하던 전체 대학의 모집단위는 올해는 3천67개(국․공립대 8백86개, 사립대 2천1백81개)로 늘어났다. 경북대는 지난해 학부제로 운영되던 인문학을 다시 학과제로 환원시켰고, 올해 자연과학대도 학과제로 되돌렸다.

최근 총 정원의 범위에서 모집단위별 정원의 자율적 조정을 허용한 교육부는 이 같은 움직임이 내심 못마땅하면서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없어 대책마련에 고심중이다. 교육부는 BK21사업의 이행조건으로 지속적인 모집단위광역화를 약속한 대학에 대해서는 학과제 분리 움직임을 차단할 방침이다.

한편, 모집단위광역화 이후 학생들의 전공배정 문제를 놓고 적지 않은 대학이 홍역을 치르는 등 원칙없이 진행된 학부제의 진통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안길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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