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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화제 : 인터넷과 북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북한대학원 주최)
학술화제 : 인터넷과 북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북한대학원 주최)
  • 김은규 기자
  • 승인 2001.08.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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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29 14:15:16
생각의 나래를 펼쳐보자. 남북의 연구자들이 한데 모여 통일방안을 위한 세미나를 평양에서 갖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연구자는 우선 ‘노동당.kp’에 들어가서 북의 연방제안에 대한 자료를 수집한다. 통일방안에 대한 북측 학자들의 선행연구를 검토하기 위해 ‘김일성종합대학.ac.kp’를 둘러보는 것도 빠트릴 수 없는 일. 또한 ‘pyungyang.com’에 들어가 세미나가 열리는 장소인 평양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갖추는 것도 도움이 될만한 일이다. 아울러 휴식삼아 ‘옥류관.com’에 들러 그 유명한 옥류관 냉면의 메뉴를 한번 살펴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듯. 물론 이같은 상황은 아직은 현실적인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남북정상회담에 힘입어 남북화해와 교류의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그리 먼 훗날의 일이 아닐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기대를 반영하듯, 인터넷을 통한 남북교류를 모색하는 심포지엄이 지난달 23일 진행됐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와 하나로통신이 주최한 남북정상회담 기념 심포지엄 ‘인터넷과 북한’은 그간의 남북교류 논의 중에서도 ‘인터넷’이라는 코드를 가지고 남북교류와 남북경협의 모델을 논의했다는 점에서 연구자 뿐만 아니라 인터넷 관련 기업의 주목을 끄는 자리였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가장 먼저 관심을 끄는 대목은 북한의 인터넷 활용 현황과 정보화 전망. 이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인터넷 공간속에서 북한은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세계 유일의 국가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데 전 세계의 인터넷 주소를 총괄하는 IANA(Internet address Numbers Authority)가 북한의 국가 도메인을 ‘kp’로 지정했지만 이 도메인을 사용하는 인터넷의 주소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상태이다.
‘인터넷 벤처사업을 통한 남북경협의 새로운 모델’을 발표한 유세형 조선인터넷닷컴 대표는 “북한이 아예 인터넷을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인터넷을 북한 내부로 받아들이지는 않지만 외부의 인터넷을 비교적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즉 관영중앙통신의 웹사이트를 비롯해 미국,캐나다,일본 등지에 개설된 20여개의 웹사이트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유 대표는 이어 “컴퓨터 200만대를 확보해 보급률 10%대에 이르렀을 때 북한도 부분적으로 인터넷을 개방할 것으로 보이며 그 시기는 최소 5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내 ‘디지털 지도층’의 대두 역시 통신상의 남북교류 전망을 밝게하는 요소로 언급됐다. ‘북한의 정보통신 현황과 정책’을 공동으로 발표한 노승준 일본 국제대 글로벌통신연구소 선임연구원과 박종봉 애틀라스 리서치그룹 이사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발전하는 통신패러다임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이를 국가 경제운영에 반영하거나 반영의도를 가진 디지털 지도층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중심으로 포진해 있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대동강벨리, IT연구단지 조성, 컴퓨터 기술대학 신설 등 정보통신정책이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다. 때문에 북한은 궁극적으로 전 세계적인 디지털 경제권에 편입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며, 이에 우리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발표자들의 기저에 흐르는 공통된 인식은 남북한의 정보통신 산업 협력 및 인터넷을 통한 남북경협은 win-win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 즉, 북의 우수 노동력과 남의 기술이 결합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부족한 기반시설과 컨텐츠의 부족도 문제이지만 상이한 체제 속에서 굳어진 서로간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들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번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북한관련 인터넷 사이트의 현황과 평가’(김연각 서원대 정외과 교수), ‘인터넷을 통한 한민족공동체 건설’(김신동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인터넷과 통일교육’(이종훈 국회도서관 연구원), ‘남북 e-business의 법적·제도적 조건’(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부소장)에 대한 논의 역시 새겨볼 만한 내용이었다.

<김은규 기자>

 

● 북한관련 주요 인터넷 사이트 ●
조선중앙통신 kcna.co.jp/index2.htm
조선신보 korea-np.co.jp/korea
조선인포뱅크 dprkorea.com/index1.html
통일부 unikorea.go.kr
국가정보원 nis.go.kr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acdpu.go.kr
통일연구원 kinu.or.kr
현대경제연구원 북한정보뱅크
hri.co.kr/nk/index.htm
통일학연구소 onekorea.org
중앙일보 멀티미디어북한백과
www3.joins.com/nk/index.htm
조선인터넷닷컴 dprk.com
Korea Web Weekly kimsoft.com/korea.htm
북한인명사전 seoul.co.kr/north/north.htm
북한문화예술사전 203.234.232.2/n-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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