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4:20 (금)
잘 가르치기 위한 열정
잘 가르치기 위한 열정
  • 박수진 기자
  • 승인 2006.11.13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화제의 모임: 교수들이 고민하는 교수법, 전남대 '더나가'

학생 중심 교수법, 선진화된 수업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머리를 짜내는 모임이 있다. 전남대의 ‘더나가’가 그것. ‘더 나은 가르침을 위한 교수 공동체’의 줄임말로 현재 1백2명의 교수와 강사들이 24개 팀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참여 교수들은 각자의 교육 방법을 공유하기도 하고, 초점을 잡아 그 주제와 관련해 다양한 발전 방안들을 논의한다.

▲ '더나가'의 한걸음 팀 교수 및 교사들이 모여 '사범대학 교육의 현장성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 모임에는 박철웅(지리교육), 박경환(사회지리), 류지헌(교육학), 노철(국문학) 교수와 숭덕고 이성환 교사, 사대부고 정남숙 교사가 참석했다.

5명의 법학과 교수가 모여 있는 ‘진단과 모색’ 팀은 실질적인 논의가 많다. 첫 번째 모임에서는 대형강의가 많은 법학과에서의 출결 확인 방법으로 매주 강의 카페에 수업시간에 진행된 질문과 열쇳말을 올리고 답을 쓰게 하는 방법, 매 시간 간단한 쪽지시험, 또 강의 중 난해한 부분을 적어내도록 하는 방법 등이 거론됐다.

2005년 전국 법학과 신입생 수능 성적 분포를 통해 전남대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작업도 했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학력 저하 현상이 일고 있는 지방대에서 현재의 학력 격차를 인정하고 학생들의 다양한 수요에 맞춘 법학 교육을 하는 것이 옳은지, 원칙적인 시각에서 학생들이 평균 이상의 법학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엄격하게 교육하는 것이 옳은 지를 고민 중이다. 교수들의 솔직한 고민이 녹아있는 자리임을 알 수 있다.

교육학을 비롯해 지리교육, 국어교육 등 다양한 전공 교수 4명이 모인 ‘한걸음’ 팀은 ‘사범대학 교육의 현장성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지금까지 두 차례 진행했다. 여기에는 특이하게 고교 교사도 참가했다.

이 모임의 류지헌 교수(교육학)는 “사범대학의 기본적 목표는 수월성을 갖춘 교사 양성인데, 현재 대학 교육은 짧은 교생 실습 기간동안에 이론을 현장과 연결시키기도 상대적으로 어렵고, 또 현장에서 일어난 일이 대학 수업에 반영되는 것도 쉽지 않아 양자가 서로 괴리되어 있는 측면을 개선하고자 논의를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다양한 전공의 교수와 현장 교사까지 모여 있어 서로 몰랐던 부분을 공유하면서 ‘3학년부터 교생 실습하는 방안’, ‘현장 교사 초빙 특강’ 등 다양한 아이디어와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더나가’ 모임에서는 △토론식 수업의 효율적 운영( ‘신사모’ 팀) △대학 교양 수학 강의 현황과 교재에 관한 분석( ‘대학 수학 교육’ 팀) △간호교육에서 체계적 교육을 위한 ‘티칭 포트폴리오’ 구성( ‘성찰의 샘터’ 팀) 같은 구체적 논의에서부터 △지식 전달과 취업을 위한 전략적 인간 배양 사이에서 대학 교육이 새롭게 위치할 자리( ‘멘토와 멘티’ 팀), 내 강의의 목적이 학생들의 취업인지, 행복인지, 가르침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 'teaching=loving' 팀) 등 근본적 논의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이 모임들은 전남대 교육발전연구원이 지난 8월 전임교수 및 시간강사들이 교육 관련 자유 주제로 논의할 수 있는 모임을 공모함에 따라 구성됐다. 참가 교수 1인당 30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되며, 5회 이상의 간담회를 거쳐, 최종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게 되어 있다.

전남대 교육발전연구원은 “교수들이 교육에 관해 고민함으로써 전남대 모든 교수들이 ‘우수교수’가 되는 것이 우리가 그리는 큰 그림이다”라며 “현장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이 생생한 어려움을 얘기하고, 그에 기반한 아이디어를 모음으로써 교수법 개발과 관련해서도 훌륭한 자료들이 축적될 것이다”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박수진 기자 namu@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