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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루덴스]철인경기 매니아 강승규 계명대 교수
[호모루덴스]철인경기 매니아 강승규 계명대 교수
  • 전미영 기자
  • 승인 2001.08.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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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28 17:30:00

수영, 싸이클, 마라톤.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인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할 수 있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남다른 심폐기능과 강한 지구력, 그리고 무쇠같은 체력이다. 터질 듯한 심장과 끊어질 듯한 다리의 고통을 참아내며 수영-싸이클-마라톤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코스에 뛰어드는 ‘지독한’ 이들, 극한의 시험대에 스스로를 올려놓는 이들을 사람들은 鐵人이라 부른다.

‘철인경기는 모든 운동의 종착점.’ 강승규 계명대 교수(교통공학과)의 지론이다. 힘들지만, 그만큼 성취감이 크고 매력적인 운동은 없다는 것. 대구 트라이애슬론(triathlon-3종 경기를 뜻하는 라틴 합성어)연맹 이사를 맡고 있고, 철인 홈페이지(kts.pe.kr)를 운영하고 있는 강 교수는 안팎으로 알아주는 철인경기 매니아다. 국내 대회 참가는 물론이고, 세계 철인들에게 ‘꿈의 대회’라 불리는 ‘하와이 세계 대회’에 1998, 99년 두 해에 걸쳐 참가했다. 또한 그의 홈페이지는 철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10년 동안 헬스로 몸을 다지며 여러 운동을 해온 그를 철인경기라는 종착지로 이끈 이는 강교수의 동생. 1997년도에 먼저 하와이 대회에 참가한 동생을 통해 철인경기의 매력을 알게 된 그는 근육까지 줄여가며 흠뻑 빠져들었다.

“한번 빠져들면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는 것이 철인경기입니다. 쓰이는 근육이 다른 수영, 달리기, 자전거 타기를 통해 우리 몸의 모든 근육을 함께 쓰면서 극기와 인내를 통해 잠재된 힘을 발휘하는, 굉장히 멋진 운동입니다.” 철인경기를 시작하면서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자리도 가볍게 끝낸다. 모든 생활이 규칙적으로 운영되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엄격해졌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새벽녘의 달리기와 수영, 오후의 자전거 타는 일을 빼먹지 않는다.

이런 그의 성실함을 본받아 운동을 시작한 동료 교수들도 여럿이다. 철인경기는, 단순히 육체의 힘을 기르는 것 뿐 아니라 생활의 절제와 성실함을 바탕으로 한 정신 수양 운동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꿈이 있다면,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16개 아이어맨 대회(ironman-3종 경기 중 전 종목을 풀코스로 뛰는 최고난이도의 코스로 수영 3,9km, 싸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를 17시간 안에 완주해야 한다)에 모두 출전하는 것. 70세까지 뛸 수 있다고 가정할 때 충분히 이룰 수 있는 꿈이다. 어쩌면 철인경기를 완주해내는 70세의 노익장을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을 듯하다.

강교수는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무거운 몸을 털고 일어나 조금씩 뛰어보라고 이야기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알고 있는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고, 철인경기는 특수한 사람들만 하는 특정 스포츠가 아니라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
전미영 기자 neruda73@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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