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8 12:50 (목)
[화제의책]'비교사회' '아카필로'
[화제의책]'비교사회' '아카필로'
  • 교수신문
  • 승인 2000.11.2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0-11-24 19:12:10
『비교사회3』(한국비교사회학회, 전통과현대 刊)

‘지식인’과 ‘사회위기’당대를 읽는 두개의 창


사회위기는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 평범한 진리의 유효성은 IMF 위기가 한국의 담론시장에 가져온 변화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90년대 초중반을 풍미했던 문화담론이 퇴조하고 사회과학, 그 중에서도 경제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동시에 위기를 예측하고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식인들의 증폭된 자괴감은 지식인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무겁고 진지한 성찰로 이어졌던 것이다. 한국비교사회학회가 펴내는 학술지 ‘비교사회’는 이처럼 변화된 담론시장의 지형을 두 개의 기획을 통해 정리했다. 첫 번째 기획은 ‘지식과 지식인’. 전상인, 조대엽을 위시한 4명의 필자들이 세기말에 풍미한 한국의 지식인 담론과 대학개혁, 사회운동을 주제로 논문을 상재했다. 두 번째 기획인 ‘경제위기와 사회위기’에서는 경제위기가 초래한 사회위기 문제를 다뤘다. 유홍준, 이수훈 등이 경제위기가 일상의 사회적 관계에 미친 영향, IMF 개입이 한국과 멕시코 두 나라에 가져온 사회경제적 파장과 같은 동시대의 쟁점들을 조명했다.

『아카필로』(철학아카데미, 산해 刊)

‘만인을 위한 철학’ 내건 격월간 철학 잡지

‘철학잡지’라는 형식부터가 썩 예사롭지만은 않다. 철학이라는 내용과 잡지라는 매체형식의 충돌이 빚어내는 단층과 부조화 때문이리라. 이러한 점에서, 아카필로는 실험이다. 한국 雜誌史에서는 드물게 시도되는 격월간지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아카필로는 모험이다. 대학이라는 제도화된 울타리를 벗어나 진정한 철학의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모험. 이들은 철학을 ‘잘 사는 것’을 탐구하는 학문이라 말한다. 따라서 “높은 곳에 우뚝 서서 대중들에게 진리를 하달하기보다는, 대중들과 손을 붙잡고 같이 걸어가고자” 노력한다. 한마디로 이들의 이데올로기는 ‘만인을 위한 철학’인 것이다. 잡지는 두 부분으로 나눠진다. 전반부에서는 전문적인 문화사업 종사자들을 위한 철학 논문들이 실려있다. 이번호의 특집은 ‘주체’. 이정우, 조광제 등 철학아카데미 주역들의 밀도있는 글들이 실렸다. 후반부는 철학에 관심있는 대중들을 위한 교양거리들로 채워졌다. 주체성의 철학자 탁석산과의 대화, 고교생을 위한 철학강의 등이 재밌다. 역시 잡지는 잡지다워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