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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조사: 한국의 최고의 전돌·기와
전문가 조사: 한국의 최고의 전돌·기와
  • 이은혜 기자
  • 승인 2006.10.15 2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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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거리는 역동적 얼굴이 걸작”

한국 최고의 기와를 꼽는다면 가장 먼저 백제의 ‘山水文塼’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통일신라의 ‘綠釉鬼面瓦’ 역시 이에 견줄만 하다는 평가가 주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체적으로 꿈틀거리듯 역동적이며 입체감이 있다”, “녹유를 씌워 기와가 더 생동적이다”라며 녹유귀면와를 걸작품으로 꼽는다. 툭 튀어나온 부릅뜬 두 눈, 크게 솟아난 코, 화산이라도 폭발해낼 듯한 힘찬 콧구멍, 길게 찢겨진 입, 날카로운 이빨과 널름거리는 혀, 긴 수염, 사자 같은 갈기, 무섭게 진 주름들, 그리고 단단하고 뾰족해 보이는 이마의 두 뿔 등이 기와의 인상을 험상궂게 만들면서도 우스꽝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귀면와는 흔히 잡귀를 쫓는 벽사의 의미를 갖고 있다.

기와의 테두리는 이중 圓文을 돌려 장식했고, 구도는 사다리꼴로 안정감이 있다. 아래는 반원형 홈을 두어 끼우게 했고 상부 중앙에는 문양이 마모되고 보이지 않아 기와를 고정시켰던 것으로 보인다. 이 기와는 1974년 안압지에서 발굴되었는데, 당대의 가장 걸출한 조각 작품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 ‘도깨비 기와’로 더 친숙하게 알려진 녹유귀면와가 사실은 용의 얼굴을 한 ‘龍面瓦’라는 주장이 강우방 이화여대 교수로부터 제기된 바 있다. 강 교수는 “이 기와는 용 얼굴의 측면을 펼쳐서 한꺼번에 표현한 것”이라며, 용이 용이게끔 하는 요건 △이마 위에 둔 여의주가 있어야 하고 △입에서 발산되는 구름모양 혹은 덩굴식 물무늬 靈氣 표현이 있어야 하고 △두 뿔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 기와가 모두 갖추고 있음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우리나라 옛 왕궁건물은 모두 목조건물로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붕에 물을 상징하는 용을 장식함으로써 火魔를 막으려 했던 것으로 상징성도 딱 들어맞는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 김성구 관장은 “사자 얼굴에 순한 동물의 뿔을 합성한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

추천해주신 분들: 강경숙 동아대, 김성국 국립경주박물관, 김영원 국립중앙박물관,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 최공호 한국전통문화학교 이상 총 5명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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