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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동향] 생태·환경 출판의 현황 및 진단
[출판동향] 생태·환경 출판의 현황 및 진단
  • 이은혜 기자
  • 승인 2006.10.01 08: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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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반복 식상” … 국내 저자 발굴 필요

생태·환경전문 출판이 출판계에서 하나의 장르로 입지를 다져온 지도 시간이 꽤 흘렀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생태전문출판을 표방하거나 인문·사회 출판과 이원화 해 생태분야를 주요 기획으로 특화시킨 출판사들이 몇몇 생겨났다. 생태·환경만 전문으로 하는 곳은 그물코, 달팽이, 도요새 등이 있으며, 여기에 환경·생태담론을 주도해왔던 녹색평론사와 환경과생명을 덧붙일 수 있다. 혼합형으로 운영하는 출판사로는 따님, 갈라파고스, 지성사, 보리, 두레, 에코리브르, 황소걸음 등이 있으며, 대체로 생태·환경 대 인문·사회 출판 비율을 1 대 1 정도로 하고 있다. 다수의 생태·환경 전문출판사들은 1인 출판이 많고, 연간 발간종수는 3~4종, 많아도 5종을 넘기진 않는다.

생태·환경 출판의 올해 흐름을 살펴보면 개발주의에 반대목소리를 높인 것이 가장 많았고, 동·식물 도감류도 눈에 띄는 것이 몇 종 있다. 또한 농사짓기에 대한 경험, 해외 환경운동가에 대한 평전, 한 생태연구자의 평생연구가 담긴 역작 등이 나왔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새로운 접근이나 발상이 보이진 않았고, 발간종수를 줄인 곳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이 짚는 흐름이다.

1년에 3종 겨우 펴내

생태·환경 출판물들은 초판 2천부를 유지하기도 하지만, 대폭 줄이고 있는 게 요즘 현실이다. 달팽이는 대중성 있는 것만 2천부, 나머지는 1천부를 찍는다. 따님은 1천부로 줄였고, 초반에 3천부를 냈던 도요새도 1천~1천5백부를 겨우 내고 있다. 편집장들과 전화인터뷰를 해보니 “출판상황이 너무 열악하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따님은 생태관련 책만 내오다가 재정이 어려워져 건강책과 인문관련 책을 병행해왔는데, 올해는 아예 인문서만 냈다. 에코리브르도 “재정상황이 좋지 않아 인문출판에 주력했다”고 한다. 환경운동연합이라는 회원기반이 있는 도요새조차 올해는 1종만 냈다. “책이 팔리지 않아 향후 기획이 불투명한 상황이다”라는 답변을 보내왔다.

이처럼 생태·환경 출판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에는 출판시장의 열악함이 한 몫을 하겠지만, 과연 외부 요인만 탓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내·외부 모두에 문제가 있으며 오히려 내부에서 활로를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진단한다.

우선 대부분 환경·생태전문가들이 문제로 삼는 것은 “내용과 메시지의 톤이 계속 반복된다”는 점이다. 최병두 대구대 교수(사회지리) 등은 “아무 기반이 없던 90년대에는 어떤 환경생태 주제도 새롭게 받아들여졌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비슷한 얘기만 반복해서 식상하다”라고 말한다.

가령, 사회생태주의의 머레이 북친, 월든 식의 소박한 삶, 헬렌·스코트 니어링의 시골에서의 새로운 삶 등 ‘소박’과 ‘가난함’이 생태출판의 한 줄기를 이뤄왔다.

다른 한편, 지구온난화나 대기오염을 이슈로 해 “위험하다”, “이대로 가다간 큰일난다”는 재앙을 예비하는 책이 한 줄기를 차지했다. 물론 환경·생태는 더디게 바뀌기에 10년이 지났다고 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기대할 수만은 없겠지만, “관점이 대체로 비슷하다”는 게 문제다. 홍욱희 세민환경연구소장(환경독성학)은 “국내 생태·환경 책들은 인문주의자의 시각만 두드러져 과학자·공학자의 전문가적 시각을 제공해줄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한다. 김명진 성공회대 강사(과학기술사) 역시 균형감각을 강조하는데, “환경·생태문제는 ‘불확실성’과 복잡다단한 과정을 내포하고 있어 토론의 장을 마련해주는 게 필요한데, 대부분의 책들이 극단에 치우친 입장을 나타내 아쉽다”라고 말한다. 생태근본주의 입장에서 현대인의 정신치유 및 인식전환에 관심을 갖는 책은 실제 생활과 연결되지 않을 경우 “피상적일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시계획설계)는 어린이 환경·생태 도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다. 이런 류의  책 대부분이 감수성을 자극하거나 ‘웰빙’과 같은 개인적 차원에서만 환경·생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무늬만 ‘환경’을 표방하는 책들이 많다”며 “환경은 공공적 가치와 연결시켜 논해야 한다”라고 주문한다.

노진철 경북대 교수(사회학)는 “생태주의 담론 역시 수입담론이며 지식인들이 들여와 시장을 형성한 것이기에 아래로부터의 목소리는 거의 없다”고 진단한다. 이런 지적은 오래된 것이지만 그러나 여전히 번역서가 많고 담론만 넘쳐나는 출판상황을 감안하면 유효한 것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노 교수는 “농부의 삶이 생생히 담긴 책들이 유용하고 재미있게 읽힌다”며 구체적인 삶이 담긴 국내서가 나오길 기대한다.

국내 생태답사기 같은 책 나왔으면…

최병두 교수는 ‘나의문화유산답사기’처럼 ‘생태답사기’가 가장 필요한 책이라고 본다. 주위에 이런 경험을 가진 필자를 찾아보면 꽤 있을 텐데 “출판기획자들이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게 아쉽다”라는 얘기도 빼놓지 않는다. 최 교수는 또한 “백화점 나열식 책은 이제 그만!”이라고 말한다. 이제 구체적인 이슈를 얘기할 때도 됐는데, 아직도 교양서 같은 책들만 넘쳐나고 있어 볼 책이 없다는 것. 

내셔널지오그래픽과 같이 사진과 화보로 잘 꾸며진 “심미적인” 책들 역시 국내 출판사들이 개발해야 할 부분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같은 내외부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출판사들은 올 가을 이후 기획물을 속속 펴낼 예정이다. 달팽이는 일본 여성작가 우치모레 미치코가 미나마타병에 대해 쓴 소설 ‘슬픈 미나마타’를 펴낼 예정이다. 서울에서 몇년 버티다가 홍성으로 내려가 농촌공동체와 연계를 맺고 있는 그물코는 당장 다음주에 ‘땅에 뿌리박은 지혜’를 내놓을 예정이다. 여러 필자들이 2년 가까이 ‘프레시안’에 연재한 것이 있는데, 여기서 반은 덜어내고 반을 다른 걸 보탰다고 한다.

갈라파고스는 장 지글러의 ‘왜 지구의 반은 굶주리는가’(가제)를 펴낼 예정이다. 식량문제의 구조적인 원인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한다.
 이은혜 기자 thirtee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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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지혜 2009-06-07 07:54:14
진짜와 가짜 꿀을 구별하는 방법.


가짜 꿀은 숟가락에 담아 떨어뜨렸을 때 물엿처럼 흘러

꿀을 숟가락에 떠서 아래로 떨어뜨려 보면 된다.

이 때 물엿처럼 주르르 흘러내리면 가짜이고,

응축력이 있어 또박또박 잘려서 떨어지면 진짜가 틀림없다.

그리고 꿀을 살 때는 봄에 따낸 첫 꿀과 가을에 따낸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출처:다음카페 생활의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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