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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중간평가에 나선 대학들
총장 중간평가에 나선 대학들
  • 손혁기 기자
  • 승인 2000.11.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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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1-24 18:07:11

인하대
임의단체의 한계속에서도 학사운영에 교수들의 의견을 개진해왔던 교수협의회(이하 교협)들이 ‘총장평가’를 통해 그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인하대 교협(회장 김영규 행정학과)이 지난 3일까지 노건일 총장에 대한 중간평가를 실시한데 이어, 부산대 교수회(회장 황한식 경제학과)는 지난 18일까지 전체교수의견조사를 통해 박재윤 총장에 대한 평가를 마쳤다. 또한 서울대 교협(회장 최종태 경영학과)도 지난 13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3주동안 이기준 총장의 업무능력과 공약 이행실태를 평가한다.

교협은 중간평가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 동안 조언과 비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개진을 해왔지만 더 이상 일상적인 방법으로는 총장의 독단적인 학사운영을 개선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리더쉽, 의사결정과정, 교육 및 연구정책, 인사정책, 급여 및 복지정책, 대학의 변화상 등 30개 문항으로 된 이번 중간평가 설문조사에는 연구년과 외국출장자를 제외한 5백77명 교수 중 3백17명(55%)이 참가했다.

부산대
총장 평가는 외형적으로 현 박재윤 총장이 지난해 선거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던 ‘정기적인 총장업무평가’를 교수회가 이행하는 형식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총장이 추진하고 있는 부산대 발전계획인 ‘환태평양중심대학’의 실현에 대한 교수들의 회의적인 시각이 크고, ‘교수회 의결기구화’ 공약을 지키지 않아 불신이 쌓여왔던 상태에서, 최근 제2캠퍼스 추진과정에서 학내구성원들간의 의견조율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번 총장평가와 관련 송문연 교수회 총무간사(역사교육과)는 “선거를 통해 현 총장을 외부에서 영입한 것은 기대한 바가 많았기 때문이지만, 공약이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교협의 총장평가는 98년 11월 취임한 이기준 총장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아선 가운데 진행되는 것이어서 다분히 ‘중간평가’의 성격을 띄고 있다. 전문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설문문항을 준비해온 교협은 이번 조사에서 ‘우수 교원·학생 충원 및 확보노력’과 ‘운영 및 발전을 위한 재원확충’을 총장 취임전과 비교하고, 총장이 선거당시 내걸었던 공약들의 이행도를 평가한다. 또한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한 것 등 최근의 이슈에 대한 평가도 곁들였다.

이들 대학의 교협은 중간평가를 총장의 학사운영을 견제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평가 결과가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교수들의 의견이 결집된 것인 만큼 향후 대학운영에 지침으로 삼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총장에게는 선거당시 공약사항의 이행을 강제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인하대 교협과 부산대 교수회는 “그 동안 학사운영과 관련 그간 대화통로를 통해 수 차례건의 했으나 번번이 묵살됐다”고 주장하고 있고, 평가결과에 따라 이후 구체적인 후속조치를 계획하고 있어 또 다른 파장도 예상된다.
손혁기 기자 phar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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