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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2010 세계박람회 유치방향
[오피니언]2010 세계박람회 유치방향
  • 교수신문
  • 승인 2000.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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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1-23 15:38:55
최영호/해군사관학교, 국문학

정부는 최근 포르투갈 리스본, 독일 하노버, 일본 아이찌에 이어 2010년에 세계박람회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경쟁국은 중국(상해)과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이다.
거듭 당부하거니와 2조원이란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만큼 정부는 국가의 장래를 더욱 심사숙고하길 바라고, 생명공동체와 미래 세대를 위해 결과로서의 대안이 아닌 과정으로서의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에 필자는 2010년 세계박람회를 유치하기 위한 주제 선정시 다음과 같은 기본 이념과 원칙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태위기에 대한 주제 설정 요구
21세기에 들어선 지금, 향후 1백년간의 변화에 대해 누구도 확실한 전망을 제시할 수 없다. 이러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지구상의 공동체를 실현시키는 일은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주요한 도전이라는 점에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그 징후는 첨단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한 가상공동체, 네트공동체, 지구화 등이며, 이는 국가간 장벽이 무너지고 세계가 하나로 통합되어 가는 추세를 보여준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특정 동식물의 멸종위기와 같은 생태적 위기로 인해 ‘생물다양성 보존협약 체결’, ‘육상활동으로부터 해양환경보호를 위한 범지구적 실천계획’ 등의 국제적 협력이 다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인류 사회가 다양성에 기초한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지구 공동체는 개인과 개인, 국가와 국가간의 벽을 허무는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미래 세대의 삶의 질을 고려하는 장기적인 통찰에 기반하되, 인간 중심이 아닌 지구중심적 사고, 다시 말해 지구상의 모든 생명들을 존중하는 공동체적 사고를 요청한다.
육지 자원의 고갈, 지구인구의 폭발적 증가로 인한 식량부족, 새로운 에너지 자원 확보 등 현재 모든 국가들이 직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은 인간공동체나 사회공동체의 한계를 자각하고, 생명체 전체를 하나로 보는 새로운 공동체 이념을 절실히 요구한다.

지구 표면의 71%를 차지하는 바다는 미래의 자원으로서, 문화적 교류지로서, 생명의 원류로서, 생태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육지의 위기를 바다에서 극복한다는 기계론적·양분론적 차원의 논의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 대안은 바다와 육지를 동시에 조망하는 총체적인 인식에 입각해야 한다.

바다와 땅의 통합적 만남 계기로
왜냐하면 바다는 땅이 끝나는 곳에서 시작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다와 땅이 만나는 접점은 이질적인 존재를 구분짓는 경계라기보다 바다·땅·하늘 그리고 인간이 함께 만나는 공간이자 어느 방향으로든 나아갈 수 있는 출발점이다. 대상간의 이질성을 전제로 하는 경계는 긴장과 갈등, 대립을 쉽게 연상시킨다. 그러나 경계점을 모든 방향으로 열린 출발점으로 본다면 희망과 도전, 새로운 가능성으로 다가온다.
이질적이며 심지어 대립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온 바다와 땅을 새롭게 인식하려는 노력이 그래서 더욱 절실하다. 땅을 보던 눈으로 바다를 보지 않고, 바다를 보던 눈으로 땅을 보지 않으며, 눈으로 경계짓는 삶은 거부되어야 한다. 삶은 바다와 땅에서 단절되기보다는 언제나 연속적이다. 땅에도 길이 있지만 바다에도 길이 있다. 모든 배는 길을 싣고 떠난다. 그 길은 새로운 만남에로 열려있다. 여기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

우리가 유치하려는 세계박람회는 바다와 땅의 만남, 나아가 모든 대상과의 만남을 통해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공동체를 지향하고 여기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공동체적 특성을 전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세계박람회는 이질적이며 상호모순적인 것까지 있는 그대로 포용하는 다양성, 연대와 협력의 상징인 통합성,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독창적인 사고와 형식을 강조하는 창조성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원칙 하에 미래의 인류가 직면할 전지구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박람회는 참가국들이 지구 곳곳에서 펼치는 다양한 시도들을 격려하며, 지역공동체들과 삶의 다양성에 토대를 두면서 각지의 고유한 문화와 정신들이 상호 수용 . 존중 . 고양되는 새로운 공동체의 시대를 여는 장이 되어야 한다.

2010년 세계박람회는 사라진 생명을 다시 불러들이고, 우리와 함께 있는 생명을 지구의 공동생명으로 보존하는 운동의 시작일 뿐이다. 그것은 뒷날 우리의 아이들이 바다의 푸르름에서 단순히 빛의 파장만 확인하기보다 그 안에 깃든 무수한 생명의 기운을 감지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되었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sealiter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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