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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신임 부총리에 학자들 우려속 기대·관심 표명
김 신임 부총리에 학자들 우려속 기대·관심 표명
  • 허영수 기자
  • 승인 2006.09.09 2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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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화력·조정력 뛰어나” … 소신 있는 정책 기대 높아

“지식인재를 계속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학으로 끝내는 양성체제가 아니라 계속 학습을 촉진시키는 평생학습체제를 수립해야 한다.”(교수신문, 대학개혁 큰 안목으로, 2005. 2.28)

김신일 신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내정자의 교육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한 대목이다.

김 교육부총리 내정자는 대학개혁을 말하더라도 대학내부의 개혁 뿐 아니라, 정부 교육재정 확충, 평생학습체제로의 전환 등 대학 밖의 개혁을 강조하는 학자로 알려져 있다. 정부 교육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내뱉은 것도 정부 정책들이 ‘단기적인 민원 문제 해결’에 치중하거나 획일적인 측면이 컸기 때문이다. 김 교육부총리 내정자의 저서나 에세이 등을 살펴보면, 대증요법식 단견적 정책들보다는 “큰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라는 일관된 교육철학을 읽을 수 있다.

교육학계가 김 교육부총리 내정자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은 그가 줄곧 ‘교육재정 확보’를 강조하면서, 정부 통제 중심의 획일적 교육 정책보다는 학교의 다양화·자율화를 바탕으로 한 인재양성과 평생교육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윤정일 서울대 교수(교육학)는 “훌륭한 교육학자로 교육부 수장으로서 그보다 더 좋은 사람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참여정부 코드와 상관없이, 큰 틀에서 교육현안을 접근하고, 교육철학을 가지고 소신 있게 정책을 펴 나갈 것이라고 본다”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현재 고교평준화 정책 등을 놓고 김 교육부총리 내정자가 임명도 되기 전에 소신을 굽히는 것이 아니냐는 언론 등에서의 논란을 염두에 둔 얘기였다.

윤 교수에 따르면, 김 교육부총리 내정자는 원만한 성격에, 어디에서든 리더십을 발휘하고, 아랫사람을 존중하는 ‘맏형’격 인물이다. NGO 활동을 많이 한 것도 김 교육부총리 내정자의 두드러진 면모 가운데 하나이다. 아태지역사회교육기구 집행위원, 교육개혁과 교육자를 위한 시민회의 공동대표,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초대 상임대표 등을 두루 맡으면서, 대정부를 향해 ‘교육재정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곽병선 경인교대 교수(교육학)는 김 교육부총리 내정자가 “소탈하고 검소하며 서민적이고, 열린 토론을 좋아한다”라면서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해서 만족스러워할만한 합의를 도출해내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곽 교수는 “김 내정자의 친화력과 조정력을 잘 발휘한다면, 이해집단간 이견이 첨예한 갈등을 잘 조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뢰감을 표시했다. 

김경근 고려대 교수(교육학)는 “어떤 사람도 포용할 수 있는 인품을 가졌다”라고 평했다. 그리고 “김 내정자는 균형감각이 있으므로 그에게 일단 믿고 맡겨두는 게 좋다”라고 얘기했다. 현재 코드가 맞네, 안 맞네 하는 식으로 ‘편가르기’가 진행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우려도 내비쳤다.

정해룡 국립대학교수협의회연합회 회장은 “평소의 학문적 소신이 교육부총리가 됐다고 해서 뒤바뀌면 문제겠지만, 그렇지 않고 평소의 교육철학대로 교육정책으로 펼치게 되면 신뢰를 얻게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또 정 회장은 “지나치게 교육부 관료들의 행정에 매몰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허영수 기자 ysheo@kyosu.net

김신일 내정자가 걸어온 길

1941년 生. 청주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美 피츠버그대에서 교육사회학을 전공했다. 1967년부터 서울여대에서 교수생활을 시작해 1980년부터는 서울대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이다. 김 내정자는 대통령자문 교육개혁위원, 교육부 대학설립심사위원장·평생교육정책자문단장 등을 맡아 정부정책 결정과정에도 참여해 왔으며, 시민단체 활동에도 무게를 뒀다. 교육개혁과 교육자를 위한 시민회의 공동대표,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초대 상임대표를 맡았다. 지난 2004년부터 2005년초까지 교수신문 논설위원을 지냈다. 현재 한국교육학회장과 자립형사립고 제도협의회 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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