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8 20:20 (목)
[과학보도] 과학재단 ‘연구활동 조사보고서’를 통해본 이공계 연구비 격차
[과학보도] 과학재단 ‘연구활동 조사보고서’를 통해본 이공계 연구비 격차
  • 안길찬 기자
  • 승인 2001.08.1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1-08-13 16:39:58
이공계 교수들에게 연구비는 연구의 성과를 좌우하는 조건이다. 대부분의 연구프로젝트가 고가의 실험실습 장비와 우수한 연구인력의 도움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좋은 결과물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연구자의 꾸준한 노력의 산물이겠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결국 ‘재원’이다. 그러나 이 재원도 지역간, 학문분야간 뚜렷한 편중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과학재단이 최근 내놓은 ‘대학 연구활동 기초통계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이공계내에서도 연구비의 서울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학문분과별 연구비 수혜 규모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9년 기준으로 자연과학분야의 교수 1인당 평균 연구비 수혜액은 서울지역이 3천7백90만원인데 반해 지방은 1천7백30만원, 공학분야는 서울지역이 5천6백40만원인데 비해 지방은 2천7백60만원으로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과제당 연구비 규모도 지역간에 큰 격차를 나타냈다. 서울지역은 1천8백만원 이상의 과제가 절대다수인 반면, 지방은 1천5백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과제가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이공계 전체적으로 보면 99년 한해 서울소재 대학의 교수 1인당 평균 연구비 수혜액은 2천7백90만원으로 지역소재 대학 교수의 1천9백90만원에 비해 8백만원 이상 많았다.

과학재단은 매년 과학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전국대학을 대상으로 연구과제 수 및 연구비 지원 규모를 표본조사를 통해 발표하고 있다. 올해는 87개 대학의 1만5천7백33명의 이공계 교수가 수행한 연구실적을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했는데, 서울대는 이번 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대 이공계 교수들의 연구비 수혜 규모는 최근 발표된 ‘서울대 통계연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그 결과는 연구자들에게 다소 충격으로 받아들여질만 하다.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대 자연대 교수의 1인당 평균 연구비는 1억1천2백40만원, 공과대 2억1천6백95만원, 농생대 1억3천87만원, 생활과학대 3억1천7백30만원, 약학대 12억6천4백20만원으로 나타났다. 결국 서울대 이공계 교수들의 연구비는 여타 서울지역 대학교수에 비해 5배 이상, 지방대학에 비해 10배 이상 많은 것이다.

지구과학분야 연구비 수학의 ‘5배’

학문분야별로도 연구비의 규모가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구과학 분야의 과제당 평균연구비는 5천5백80만원으로 수학분야의 1천5백50만원의 5배 가깝다. 그 밖에 물리학(5천3백만원), 화학(4천4백40만원), 전기전자컴퓨터(3천6백80만원) 분야는 비교적 높은 반면 농수산(2천6백30만원), 의약학(2천7백30만원), 토목건축(2천9백10만원)분야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1인당 평균 연구비가 가장 많은 분야는 재료공학 분야로 8천2백60만원이었고, 다음으로 생물학(4천6백70만원), 전기전자컴퓨터(4천6백만원)순이었다.

연구비 지원처도 학문분야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대체로 자연과학 분야는 과학재단과 대학 등 공공부문의 지원비중이 높은 반면, 공학분야는 민간기업의 지원이 두드러졌다. 지원금액을 기준으로 연구지원기관별 점유율을 보면, 수학분야는 대학, 과학기술부 등 공공부문의 지원이 70.8%에 달했고, 물리학(30.5%)·화학(33.5%)·지구과학(29.4%)·생물학(23.6%) 분야는 과학재단의 지원비율이 가장 높았다. 반면 재료공학(20.7%)·전기전자컴퓨터(22.1%)·기계공학(27.4%)·화학공학(30.7%)·토목/건축공학(47.4%) 분야는 민간기업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9년 민간부문이 지원한 연구과제 수는 52.1%에 달했지만, 지원액면에서는 33.4%에 불과한 반면 공공부문은 과제 수 면에서는 47.9%였지만, 액수면에서는 66.6%에 이르렀다. 연령면에서는 40대와 50대 교수의 평균연구비가 각각 3천2백10만원, 3천6백만원으로 높게 나타났다.

<안길찬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