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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철학 넘어 이제는 우리의 목소리 낼 때”
“수입철학 넘어 이제는 우리의 목소리 낼 때”
  • 김재호
  • 승인 2023.05.1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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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한국철학자연합대회 ‘한국철학의 성과와 기대’

27개 학회·연구회가 참여한 2023 한국철학자연합대회가 지난 13일, 서울시립대 인문학관·미래관에서 펼쳐졌다. 이번 한국철학자연합대회는 ‘한국철학의 성과와 기대’라는 주제로 한국철학계가 나아가야 할 뱡향을 조망했다. 특히 동양철학·서양철학에서 학문후속세대 석·박사 과정생 총 19명이 발표하고, 전공 교수가 논평을 맡아 의미가 더해졌다. 아울러, 최근 화두가 된 ‘챗지피티 스캔들’(한국포스트휴먼학회·경남대 교양교육연구소)을 다뤄 눈길을 끌었다. 

 

정세근 한국철학회 회장은 이제 우리의 목소리를 통해 자생적 철학이 발흥하길 기대했다. 사진=교수신문

정세근 한국철학회 회장(충북대 철학과)은 <교수신문>과 인터뷰에서 “철학 관련 45개 학회 가운데 27개 학회가 참가하는 대규모 대회는 역사상 처음”이라며 “철학자들이 개인의 연구에만 함몰되지 않고 현실과 시대의 물음에 답하기 위해 집단적인 만남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의 특징에 대해 정 회장은 “자기의 연구가 현대 한국철학의 흐름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묻는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한국철학계는 수입철학을 넘어 자생적 철학의 발흥을 고대하고 있다”라며 “이제는 우리의 목소리를 낼 때다”라고 말했다.   

박충식 유원대 교수(스마트IT학과)는 「챗지피티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구성적 정보 철학 관점에서」에서 챗지피티의 한계와 인간의 역할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챗지피티의 핵심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워드 임베딩(Word Embedding)과 트랜스포머(Transformer)에 기반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의 출력이 확률적 단어 추정이라는 점에서 분야에 따라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는가 하면 말도 안 되는 환각 현상을 보이는 것 또한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챗지피티는 인간 관찰자들이 생산한 수많은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질문과 분야에 따라 효용성을 가진 집단지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챗지피티의 등장은 인간 자신의 지식 생산이 상당 부분 기존 정보의 재편집에 지나지 않는다는 반성과 함께 인간들에게 챗지피티 블랙박스를 넘어선 인과 관계와 논리적 분석, 그리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적 연구와 교육을 요구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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