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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목욕탕
  • 최승우
  • 승인 2023.05.09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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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와다 요코 지음 | 최윤영 옮김 | 책읽는수요일 | 116쪽

경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내는 작가 ‘다와다 요코’의 대표 소설

비늘 너머로 보이는 환상과 이상
언어를 통해서는 다다를 수 없는 그 세계를 마주하다

독일어와 일본어 두 가지 언어로 글을 쓰는 작가 다와다 요코의 대표 소설. 이 책은 우리나라에 10년 만에 복간되는 다와다 요코의 초기 소설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작가의 초기 언어관과 세계관이 잘 드러난 이 소설은 다와다 요코라는 작가를 알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대표적인 작품이다.

다와다는 1987년 데뷔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글을 써 왔으며 독일과 일본에서 괴테 메달, 샤미소상, 클라이스트상, 아쿠타가와상 등 유수의 상을 받았고, 지금은 노벨문학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는 작가로 거듭났다.

그는 두 가지 언어를 사용하며 언어 자체에 대해 천착하는데, 기존의 디아스포라 문학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다와다’만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언어로 쌓아 올린 장벽을 무너뜨리려 한다.

독특하게도 다와다 요코는 1989년 독일어로 먼저 작품을 발표한 이후 2018년 일본어 원문이 함께 실린 새 판본을 출판했다.

이처럼 외국어에서 모국어로 역행하는 과정을 통해 언어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해체하고 탈경계적 글쓰기를 지향하는 것이 다와다 요코 작품의 큰 특징이다.

『목욕탕』은 독일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 여성을 주목함으로써 언어가 사라진 인위적 상황에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일종의 실험 문학이다.

독자는 주인공을 따라가며 환상적이고 모호한 세계 속에서 규정된 것들에 대한 질문을 품으며 소설이 주는 신선한 자극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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