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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문학과 민족의 만화경
한국 현대문학과 민족의 만화경
  • 최승우
  • 승인 2023.05.02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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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지음 | 소명출판 | 462쪽

민족의 실체와 그 기원
최초의 신소설 이인직의 『혈의 누』부터 근작 이민진의 『파친코』까지

한국 현대문학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민족이다. 민족은 19세기 중반 이후 사람들의 삶을 결정짓는 핵심적 요인으로 부각됐고, 한국의 현대문학에도 민족에 대한 성찰 속에서 전개되어 왔다.

20세기 내내 침략적 민족주의와는 무관한 저항적 민족주의로 일관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의 처지를 생각한다면, 민족에 대한 강조는 더욱 자연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분단국가로서 통일을 절대적인 과제로 삼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민족의 통일과 독립, 안녕과 번영을 최고의 목표로 여기는 민족주의는 누구도 그 가치를 부인하기 어려운 이데올로기였음이 분명하다.

21세기에 들어 민족주의에 대한 우리의 생각에 변화가 찾아왔다. 국력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해지면서, 민족주의에 내재된 근원적 부작용에 대한 인식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저서가 관심을 갖는 것은 민족의 실체와 그 기원을 밝히고, 그것을 문학연구의 장에 적용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민족주의가 한국인의 삶과 한국 현대문학의 핵심적인 결정요인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바탕 위에서, 그것을 둘러싼 여러 문인들의 대응양식을 가능한 객관적으로 살핀다.

그것은 책의 제목에도 나오는 만화경이라는 단어가 시사하듯이, 민족(주의)에 대한 다양한 사유를 보여주는 여러 갈래의 문학담론을 있는 그대로 성찰하는 일에 해당한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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