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20:00 (목)
뇌파의 부활…“곧 뇌 건강도 손쉽게 모니터링할 것”
뇌파의 부활…“곧 뇌 건강도 손쉽게 모니터링할 것”
  • 이승환
  • 승인 2023.04.28 10: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자가 말하다_『뇌파를 알면 사람이 보인다』 이승환 지음 | 학지사 | 172쪽

110년 전 처음 측정한 인간의 뇌파
이제 뇌파 통해 컴퓨터와 인간 연결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정신건강의학 분야에서도 이러한 물결이 급 물살을 타고 있다. 뇌파는 이러한 디지털 전환을 이룰 수 있는 아주 좋은 도구이자 수단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뇌파의 중요성은 간과되고 있다. 여러가지가 이유가 있겠지만 첫번째는 뇌파가 오래 역사를 가진 검사 방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1875년 동물의 두뇌에서 전기적 현상을 발견한 이래로 1912년 한스버거가 사람의 머리에서 뇌파를 처음 측정하였다. 이처럼 뇌파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오래된 것은 좋지 않은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둘째, 현대의학에서 뇌파의 사용처는 주로 뇌전증 (이전에 간질병이라고 불렸던 뇌 질환)의 진단에 주로 사용되었다. 병원에서는 뇌파가 뇌전증에 특화된 검사처럼 사용하였고 그 사용 범위를 위축시켰다. 셋째는 2000년 전까지는 공학 기술의 발전이 느려 뇌파를 이용한 다양한 분석 방법기술 발전을 견인하지 못했다. 기술적 지원이 없는 방법론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2000년도 들어오면서 뇌파를 이용한 다양한 분석 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특히 뇌파 신호의 의미와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그 발전 분야의 첫째는 공학기술의 발전이다. 뇌파 분야의 공학기술 및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눈부시다. 이제 뇌파 신호로 컴퓨터와 인간을 연결하는 기술이 상용화 되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고 뇌파 신호를 이용한 진단 기술도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둘째는 생체신호 측정 도구 (일명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발전이 빠르다는 점이다. 신체에서 나오는 생체 신호 (뇌파, 심박, 체온, 근전도, 피부 전도 등) 다양한 신체 유래 생체 신호는 미래사회 중요한 건강지표로 사용될 것이 확실하다. 현재 편안하게 일상생활속에서 측정가능한 연속 측정 기술이 매우 빠르게 개발되고 있어서 머지 않은 시기에 자신의 뇌 건강 및 스트레스 정도를 손쉽게 모니터링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셋째는 일반 대중들이 디지털 전환과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이용한 건강 측정에 긍정적으로 태도 변화를 하고 있는 점이다. 시대적으로 디지털 전환은 시대적 대세이다. 이렇듯 기술, 측정방법, 사회적 인식 개선 등 3박자가 잘 맞아 떨어지는 시대적 상황은 뇌파를 이용한 정신건강 측정, 평가 그리고 진단적 활용의 적기라고 확신한다.

뇌파 분석은 정신건강, 우울증, 스트레스 등의 진단과 평가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검사 방법 중 하나이다. 이 방법은 뇌의 전기활동을 측정하여 뇌파를 분석함으로써 산출된다.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는 뇌파 분석으로 진단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울증 환자의 뇌파는 일반적으로 더 느린 파동 주기와 더 낮은 진폭을 보인다. 뇌파 분석은 또한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능력이 낮은 사람들을 식별할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은 우울증 및 스트레스 관련 증상을 감지하고 치료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뇌파 분석은 비침습적인 검사 방법으로, 환자에게 불편함이나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 또한 뇌파 분석을 통해 얻은 정보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뇌 기능을 직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로서 의학 및 심리학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뇌파 분석은 정신건강, 우울증, 스트레스 등과 관련된 문제의 진단과 평가에 매우 유용한 검사 방법 중 하나이다. 

 

(© Jin, M. J., Kim, J. S., Kim, S., Hyun, M. H., & Lee, S. H. (2018). An Integrated Model of Emotional Problems, Beta Power of Electroencephalography, and Low Frequency of Heart Rate Variability after Childhood Trauma in a Non-Clinical Sample: A Path Analysis Study. Frontiers in psychiatry, 8, 314. https://doi.org/10.3389/fpsyt.2017.00314)

아동기 학대 경험자들을 대상으로 정량 뇌파 및 심박변이도를 조사한 연구를 살펴보면 아동기 학대를 경험한 군은 정서적인 변화 및 정서적 취약성을 우선 유발한다. 이러한 정서적 취약성은 뇌파 중 베타2의 증가를 초래하고 이는 다시 심박변이도 LF(Low frequency) 파워 (교감신경)의 감소를 유발한다. 베타파가 부정적인 정서, 걱정과 관련된다는 사실에 근거해 볼 때 이러한 변화는 환경적 스트레스에 의한 뇌와 심장 간의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것이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아동기 학대를 많이 경험한 사람에서 델타, 베타1, 베타2, 베타3 그리고 감마파의 증가가 관찰되었으며, 낮은 알파파는 감소함을 관찰하였다. 이러한 고주파 베타파의 증가는 집중력의 저하와 강한 상관을 보였다. (『뇌파를 알면 사람이 보인다』 120페이지 참조)

저자는 2000년 초부터 뇌파를 이용한 정신건강 분야 연구에 전념해온 뇌과학 연구자이자 정신과 의사로, 지난 202년간 쌓아온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2019년 한양공대 임창환 교수와 공동으로 비웨이브 (https://bwaveeeg.com)라는 디지털 헬스케어 컴퍼니를 창업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임창환 교수와 공동연구한 연구결과 및 내용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뇌파를 이용한 정신건강 분야의 다양한 연구를 소개하고 있다. 연구 결과가 완전히 일치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경우 우세한 연구결과를 주로 소개하려고 하였으나 그 반대의견도 일부 소개하여 내용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노력하였다. 내용을 쉽게 쓰려고 했으나 쓰다 보니 내용이 많이 어렵고 전문적이 된 것 같다. 아무쪼록이 책이 수 많은 뇌파 관련 정신건강 이론과 응용 분야의 기준이 되길 바란다. 

 

비웨이브 주식회사 핵심 기술소개. 홈페이지=https://bwaveeeg.com

 

이승환
인제대 일산병원 정신의학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