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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200개 넘는 공공도서관 자료구입비, 한국도서관기준 3분의 1 수준
1천200개 넘는 공공도서관 자료구입비, 한국도서관기준 3분의 1 수준
  • 조준태
  • 승인 2023.04.18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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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도서관 자료구입비 증액을 위한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해외 주요 국가에 비해 자료구입비가 부족한 한국 도서관의 실태를 조사하고 증액 방안을 마련하는 자리였다. 홍익표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이번 토론회를 바탕으로 내년 예산에 도서구입비 예산을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도서관계와 출판계에서 많은 관심을 보인 이번 토론회에서 표순희 숭의여대 교수(문헌정보과)와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도서관 자료구입비 적정성 산출 및 증액 방안 연구’를 주제로 발표했다.

홍익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대한출판문화협회의 공동주최로 도서관 자료구입비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대한출판문화협회

 

표 교수는 한국 공공도서관의 자료구입비 예산과 현황을 분석했다. 그는 최근 5년간 변화추이를 분석해 보니 자료구입비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17년 9.9%에서 2021년 8.9%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었다며, 이는 한국도서관협회가 마련한 ‘한국도서관기준’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표 교수는 또 해외 주요 5개국(미국,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독일, 일본)의 사례 연구를 통해 대부분 국가의 자료구입비 비율이 10%대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였다. 그는 적정성 산출 모델을 활용해 1인당 장서량, 장서의 최신성, 도서관 예산 대비 자료구입 예산 비율 등을 제시했으며, 모델 각각에 따른 소요 예산을 제시했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사용하고 있는 장서의 최신성 모델을 참고해 도서관 전체 책의 40%를 최근 5년 이내 발간된 도서로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자료구입비와 대출 권수가 정비례하며, 특히 장서의 최신성이 높을수록 도서관 이용률 증진에 효과가 있음을 제시했다. 한편 2021년 공공도서관의 평균 구입 권수가 출협 납본 통계 신간의 11%에 불과한 7천93권이라며 이를 20%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을 주장했다.

그는 「도서관법 시행령」, 「보조금관리법 및 동법 시행령」, 「문화예술진흥법 및 동법 시행령」, 「고향사랑기부금법」 등의 개정을 통해 예산의 비율을 명시하거나 도서관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료구입비를 증액시킬 것을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윤세민 경인여대 교수(영상방송학과)는 이어지는 토론에서 문체부, 진흥원, 각 출판단체와 도서관단체 등의 분발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지은 서울도서관 관장은 시의적절한 연구임은 인정하나 종이책 자료의 경우 수집, 이용, 관리, 재적, 폐기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큰 도서관과 작은 도서관의 경우 예산의 비중이 다를 수밖에 없고, 자료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리도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오 관장은 도서관 건립에만 적극적이고 운영은 방치하다시피 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많다고도 지적했다.

출판인으로서 토론에 참여한 도서출판 길의 이승우 실장은 학술도서의 발행 부수가 1천 권 이하로 떨어진 현실에서 1천200개가 넘는 공공도서관이 양서를 구입하는 것은 출판계와 지식문화를 살리는 중요한 일임을 역설했다. 

김기영 연세대 교수(문헌정보학과)는 자료구입비 증액을 위해서는 이를 통해 이득을 얻는 여러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작은 출판사나 창작자 등도 참여해야 함을 주장했다. 특히 도서관은 많이 팔리지 않더라도 가치 있는 책을 골라 구입해야 하며, 이를 선별하는 역량을 길러야 함을 말했다. 

오 관장은 요구론(사용자들의 희망도서를 사는 것)과 가치론(가치 있는 책을 사는 것) 사이의 충돌 속에서 자료구입비의 증액이 과연 가치 있는 책을 사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인지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윤철호 회장은 “훌륭한 제안과 토론에 감사드리며 토론 내용을 이해관계자에게 잘 전달하고 예산 증액을 위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조준태 기자 aim@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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