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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개성공단 학계의견 발표 참여한 최광식 고려대 교수
[화제의 인물] 개성공단 학계의견 발표 참여한 최광식 고려대 교수
  • 김재환 기자
  • 승인 2001.08.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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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13 15:52:03
“우리나라의 옛 도읍중에서 그나마 가장 보존상태가 좋은 지역이 바로 개성입니다. 현대 아산이 계획중인 대규모 개성공단은 이 일대의 문화재를 훼손할 가능성이 높습니다.”지난달 22일 역사학회와 한국고고학회 등 역사, 문화관련 15개 단체는 현대아산이 추진중인 개성공단에 관한 ‘학계의견서’를 발표했다. 관련 단체의 주장은 개성공단의 조성에 앞서 이 지역의 문화유적에 대한 지표조사와 발굴 등 사전 학술답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최광식 고려대 교수도 역사민속학회의 회장이자, 한국사를 연구하는 학자의 한사람으로서 이 의견표명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의견발표에 참여한 15개 역사문화 관련 학술단체는 ‘개성지역문화유산대책협의회’를 결성하고 이 지역의 학술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최교수는 개성은 궁궐과 왕족의 무덤 등 고려의 유적은 물론, 선사시대에서 삼국시대에 걸쳐 그 유적과 조선시대의 문화재도 많다고 한다. 현대 아산의 공단조성 계획에 의하면, 올해안에 1백만평의 시범공단을 조성하고, 2단계 3백만평 조성, 마지막 단계에서 중화학공업, 산업설비를 아우르는 복합공업단지로 4백만평을 개발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 단계까지의 공단조성이 마무리될 경우, 배후도시 1천2백만평을 포함해 2천만평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교수는 이번 의견발표에 대해 “공단조성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공단조성과 함께 우리 문화유산을 되살릴 방안도 함께 강구해보자는 것”이라며, “그 지역의 유산을 보존하고 정리한다면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여지도 많다”고 말한다. 역사민속학회 회장으로서 최교수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이번 공단조성으로 개성의 상인문화의 자취나 農具, 무형문화재 등 민속자료들이 파괴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 문화유산이 부가가치가 높은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남한의 산업화과정에서 문화재가 거의 제모습을 잃어버렸다는 게 최교수의 진단. 북한의 문화유산만큼은 이같은 잘못된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하는게 그의 바램이다. 최교수는 “이번 의견표명은 남북학술교류라는 차원에서 보아야 한다”며 “아직 공식적인 북한 학계의 응답은 없지만, 학술조사를 통해 남북의 학계가 공동연구와 조사를 할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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