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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전선종군기
중국전선종군기
  • 최승우
  • 승인 2023.03.2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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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와라 아키라 지음 | 이재우 옮김 | 마르코폴로 | 296쪽

이 책은 [일본군사사]로 국내에 알려진 후지와라 아키라(1922-2003)의 전쟁 체험기이다.

히토쓰바시 대학의 후지와라 교수는 일본 육사 55기생으로 중일전쟁 발발로 인한 대량 동원 탓에 교육기간이 축소되어 19세의 나이로 소위 계급장을 달고 전선에 나갔다.

그의 첫 임지는 중일전쟁의 고착화와 함께 일본군이 분산배치된 마을이었다.

중일전쟁이 길어지자, 대규모 군대가 아니었던 일본군은 소규모 부대로 분산하여 마을이나 도시에 주둔하는 전략을 취했다. 주로 중국 북부에서 이런 경우가 많아 이런 곳에 주둔한 부대는 주로 팔로군과 싸우게 된다.

그는 여기서 위안부의 존재나 일본군이 포로나 게릴라 협조자를 가혹하게 다루며 토벌 과정에서 잔혹한 짓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전투를 거듭하다가 대위 계급으로 본토에서 편성된 결전부대의 대대장이 된다(일본 군대의 사단장은 중장인데, 전쟁 말기에는 소장이 앉는 경우도 발생했다).

본토결전을 기다리던 중 8월 15일. 드디어 전쟁은 끝났다.

그렇지만 어찌하여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지 의문을 품고 전역 후, 도쿄에 상경하여 시험을 치고 도쿄대학에 입학했다.

그리고 다양한 학자들과 만나면서 전설의 좌파 사학자가 되어 갔다.

대표작으로 [아사한 영령들]이 있는데 후지와라 아키라는 이 책을 통해 중일 전쟁(1937년 발발)과 태평양 전쟁(1941-45년) 때 일본군 전사자 230만 명 중 140만 명이 아사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즉 굶어죽거나 영양실조에 의한 사망이라는 것이다.

2001년에 출판될 당시에 일본 사회에 던진 충격파는 어마어마했다.

천황의 군대가 아사했다는 학술적 결과물에 대해 우익들은 지금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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