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2:35 (금)
선동은 쉽고 민주주의는 어렵다
선동은 쉽고 민주주의는 어렵다
  • 최승우
  • 승인 2023.03.21 1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패트리샤 로버츠-밀러 지음 | 김선 옮김 | 힐데와소피 | 144쪽

민주주의를 오염시키는 선동의 언어
문제는 선동을 허용하는 우리 안의 선동 문화다

그렇다면 선동이란 무엇일까? 간단히 말하면 선동이란 우리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대편을 희생양으로 삼는 담론이다. 선동의 수사학은 현실의 복잡한 정치적 상황을 우리와 그들로 단순화시킨다.

그리고 논의의 쟁점을 정책이 아닌, 우리편과 상대편 중 누가 더 나은지로 몰아간다. 선동의 수사학은 간결하기에 매력적이고 문제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편안하다.

선동은 우리는 틀리지 않고 그들이 틀렸다고 말한다. 선동의 수사학이 거세질수록 구성원 모두가 공동의 삶을 함께 걱정하고 정직하게 반대하고 생산적으로 숙의한다는 민주주의는 전제는 흔들린다.

고대 그리스부터 지금까지 민주주의가 있는 곳에는 언제나 선동도 있었다.

선동은 비판적 논증과는 거리가 멀지만 사람들의 감정에 호소하는 데 효과적이다. 선동은 연못에 사는 조류와 같다. 적당하면 생태계에 활기를 불어넣지만, 과해지면 생태계를 황폐화시킨다.

결국 진짜 문제는 선동적인 언어를 소비하고 확산하는 지금의 정치 문화다. 선동가를 사라지게 한다고 해서 공론장이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다.

문화를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전보다 더 강력한 선동가를 얻게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선동이란 무엇인지 사례와 함께 다룬 뒤에 선동을 구별하고 선동에 맞서는 몇 가지 방법과 선동이 주로 사용하는 논쟁 방식의 오류를 짚을 것이다.

더 나은 민주주의를 고민하며 일상에서 실천을 행하고자 하는 모든 시민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