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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시대, 마음 이해하고 더불어 살기
고령자 시대, 마음 이해하고 더불어 살기
  • 박창호
  • 승인 2023.03.24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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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다_『고령자 심리의 이해』 박창호·이영순·김호영·강정석·서장원·신희영·김종완 지음 지음 | 학지사 | 416쪽

고령자의 비중·역할·다양성 증가
고령자 심리의 종합적 이해에서 시작해야

한국 사회가 곧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65세 이상인 고령자의 비율이 20% 이상이 된다는 말이다. 오랫동안 지속된 저출산 기조에다가 베이비부머들의 은퇴로 고령자의 비율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오래된 동네에 가면 아이들의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렵게 되었고, 어린이 보호 구역은 노인 보호 구역으로 바뀌었다. 젊은이 못지않게 고령자가 여가활동과 소비의 주요 계층이 되고 있다.

매스컴도 고령화로 인한 사회경제적인 문제점들을 주목해 왔는데, 예컨대 고독사와 돌봄, 의료비용의 부담,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 연금 문제 등은 익숙한 주제가 되었다. 반면에 고령자의 삶과 행복(안녕)의 문제는 그만큼 많은 관심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흔히 할아버지, 할머니로 형상화되는 고령자는 인생의 마지막 시기를 소일하거나, 자녀들의 안녕을 빌며 삶을 정리하거나, 아니면 치매나 중증 질병과 싸우거나 또는 생계비를 벌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으로 그려지곤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고령자는 현장에서 여전히 활동 중이고, 자기의 삶을 추구하고 있으며, 더 나은 삶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고령자에 대한 단편적인 시각 대신, 고령화와 고령자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고령자를 나이 많은 어른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고령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령화에 따른 심신의 변화에 유의하고 그에 따른 대응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특히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나이 듦에 따라 가족 구조, 생활환경, 사회적 역할 등이 달라지고, 심리적 기능, 관심사와 걱정거리, 미래에 대한 관점 등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고령자 심리의 이해』는 이러한 심리학적인 변화를 중심으로, 고령자의 심리와 행동을 이해하고, 연구하고, 개입하는 데 기초가 되는 내용들을 다루고자 한다. 

『고령자 심리의 이해』는 ‘초고령 사회에 필요한 심리서비스 전문가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BK21 사업단(전북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진이 함께 저술한 것이다. 예컨대 두뇌 기능의 변화와 정서경험(김종완), 인지 기능의 변화(박창호)의 특징, 인생에서 그리고 친구와 가족 맥락에서 고령자가 처한 위치(신희영), 고령자의 욕구와 성공적 고령화(박창호) 요인 등에 대한 이해는 고령자를 심리학적으로 이해하는 기초를 제공할 것이다. 

고령자 심리와 관련된 여러 실제적 문제도 증가하고 있다. 인지장애(치매)는 고령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장애 중 하나인데, 여러 심리학적 요인도 관련된다(김호영). 통념과 달리 고령자에게도 종종 발병하는 우울증과 불안증도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문제이다(서장원). 이러한 심리적 문제 및 여러 가지 고민이 있는 고령자를 개인적으로 혹은 집단적으로 상담하는 것도 중요하다(이영순). 비중 있는 인구 집단이 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산업 분야, 그리고 고령 소비자에 대한 마케팅 등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강정석). 마지막으로 고령자의 삶에 이로운 생활용품과 환경의 설계를 위해 고려해야 할 점들이 있다(박창호).

성공적인 고령화는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모든 사람이 고령화를 겪을 것이라는 점 외에도 고령자의 삶의 만족은 가족을 포함한 공동체 구성원의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고령화를 위해 우리 자신과 사회가 기울여야 할 노력에 대한 관심과 이해, 그리고 실천이 필요하다. 예컨대 흔히 고령자의 삶의 만족에 재산과 건강이 관건이라고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긴밀한 사회적인 관계라고 한다. 또한 일과 배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고령자의 자존감과 긍정적 태도 향상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고령자의 삶의 만족 혹은 안녕감 향상에 무엇이 핵심적인지를 파악하고, 고령자 친화적인 환경과 심리사회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고령화로 인한 여러 문제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양성도 시급하다.

 

 

 

박창호
전북대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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