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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제임슨
프레드릭 제임슨
  • 최승우
  • 승인 2023.03.14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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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뷰캐넌 지음 | 민현주·조지훈 옮김 | 책세상 | 248쪽

‘현시대 가장 중요한 마르크스주의 비평가’
프레드릭 제임슨의 사상을 생생하게 만나다

우리는 오늘날 왜 프레드릭 제임슨을 읽어야 하는가? 이 책의 저자 이언 뷰캐넌의 말대로 현대사상에서 제임슨의 중요성에 대해 질문하는 것은 불필요할 수도 있겠다.

비평 이론가 혹은 문화 이론가로서 제임슨의 업적과 위치를 누가 부정할 수 있겠는가? 한국에서도 2022년 제임슨의 대작 『포스트모더니즘, 혹은 후기 자본주의 문화 논리』가 번역·출간됐고, 그의 주요 저작인 『마르크스주의와 비평』, 『언어의 감옥』, 『후기 마르크스주의』, 『정치적 무의식: 사회적으로 상징적인 행위로서의 서사』, 『보이는 것의 날인』, 『지정학적 미학』, 『단일한 근대성』, 『정크스페이스|미래 도시』 등 다양한 주제의 텍스트까지 한국어로 번역됐기에 우리에게도 제임슨이라는 사상가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뷰캐넌은 하지만 뷰캐넌은 제임슨의 사상과 방대한 지적 성과가 얼마나 위대한지 논하기보다, 그의 작업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유용성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제임슨을 전 세계적으로 알린 논문 〈포스트모더니즘 혹은 후기 자본주의 문화 논리〉(1984)는 한국에서 비교적 일찍 번역·소개됐다.

그만큼 국내에서도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단어는 한때 학계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유행처럼 휩쓸었다.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의 유행은 2000년대를 기점으로 끝나갔고, 그 자리를 질 들뢰즈와 미셸 푸코, 자크 데리다 등 현대 프랑스 사상가들로 대표되는 후기구조주의가 차지했다.

단순히 유행의 기준으로 보면 후기구조주의 사상은 포스트모더니즘 사상 이후에 도착했고, 제임슨은 기묘하게도 들뢰즈, 푸코, 데리다보다 나이가 들어 보였다. 이들 가운데 아직 살아서 왕성한 작업을 이어가는 유일한 사람이 제임슨인데 말이다.

따라서 제임슨을 단지 포스트모더니즘 이론가로 접근하는 것은 우리에게 유용한 출발이 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뷰캐넌은 제임슨의 주요 연구 대상이던 포스트모더니즘의 문화 논리보다 그의 방법론에서 출발하고자 한다.

더불어 “라이브 이론” 시리즈에서만 볼 수 있는 인터뷰는 제임슨의 사상을 생생하게 이해하는 길로 독자를 안내한다.

제임슨과 같은 시대에 활동하는 연구자이자 제임슨 연구자인 뷰캐넌이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과 제임슨의 심도 깊은 답변을 통해 ‘현시대 가장 중요한 마르크스주의 비평가’의 사상을 흥미롭게 읽어낼 수 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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