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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 금지 소년 금지 천사 금지
영원 금지 소년 금지 천사 금지
  • 최승우
  • 승인 2023.03.14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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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호수 지음 | 문학동네 | 176쪽

문학동네시인선 188번으로 육호수 시인의 두번째 시집을 펴낸다. “사물이 갖고 있는 뉘앙스를 건져내는 데 탁월한 감각이 있”(심사위원 박성우 안현미 유종인)다는 평과 함께 2016년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등단 2년 만에 묶어낸 첫 시집 『나는 오늘 혼자 바다에 갈 수 있어요』(아침달, 2018)에서 “감각과 사유의 절묘하고도 기묘한 균형감”(시인 김언)을 갖추었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런 그가 첫 시집 이후 두번째 시집을 펴내기까지 6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그 시간은 시를 향한 시인의 고민이 짙어졌음을 짐작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작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허수경 시인론’이 당선되며 평론활동을 시작한바, 동시대의 시를 세밀하고 깊게 살피려는 시인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첫 시집을 통해 빛과 꿈, 새, 바다나 모래성과 같이 섬세하게 반짝이는 감각과 이미지들로 소년기의 상처를 되짚고 현실과 천국의 풍경을 겹쳐 보았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한층 더 단단해진 사유와 언어에 대한 감각을 선보인다.

시인은 ‘영원’ ‘소년’ ‘천사’라고 “손톱을 세워 벽 위에”(「다나에」) 쓰는 것만으로는 결코 닿을 수 없는 세계를 향해 가고자 자신이 자리한 곳을 되짚어본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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