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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사회를 읽는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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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승우
  • 승인 2023.03.07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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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윌리엄스 지음 | 짐 맥기건 편집 | 임영호 옮김 | 컬처룩 | 524쪽

“그람시 이후 가장 중요한 마르크스주의 문화 이론가
레이먼드 윌리엄스”
레이먼드 윌리엄스의 ‘문화와 사회’ 이론

레이먼드 윌리엄스는 영국 웨일스 출신의 사상가로 오늘날 다양한 학문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문화 이론가이자, 비평가이며 소설가다.

윌리엄스는 1950년대부터 1980년대에 걸쳐 영국 자본주의에서 일어난 사회적, 문화적 변화의 추이를 분석했는데, 윌리엄스가 제시한 분석과 개념은 당대를 뛰어넘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통찰을 제공한다.

그의 저작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선집은 레이먼드 윌리엄스의 중요한 지적 유산을 기리면서 그의 이론적 세계의 면모를 소개한다.

윌리엄스의 전 생애에 걸친 대표 저작을 선별한 이 책은 특히 윌리엄스가 사회학,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문화연구에 기여한 저작에 초점을 두었다.

문화연구는 인문학과 사회과학의 경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학제적 연구 분야로 윌리엄스는 이 문화연구의 설립자 중의 한 명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리처드 호가트, 스튜어트 홀과 더불어 윌리엄스는 영국 문화연구에서 초창기의 전범을 제시했고 국제적으로도 그 분야 발전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예컨대 윌리엄스가 당대 영국의 문화 비평을 위해 사용된 ‘플랜 X’ 개념은 전략적이고, 경쟁력 있는 비교 우위를 추구하는 냉혹한 정치를 지칭하는 것으로 신자유주의 이념이 지배하는 오늘날의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데에도 여전히 유용하다.

‘감정 구조’ 개념과 더불어 ‘지배적,’ ‘부상 중,’ ‘잔여적’ 문화 간의 구분은 사회적, 문화적 변화에서 나타나는 문화별 차이와 특수성을 이해하는 데 기여한 독창적인 개념이다.

모바일로 대표되는 기술 환경은 윌리엄스가 ‘이동성 사유화’라고 이름 붙인 사회성 양식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21세기를 내다본 윌리엄스의 이러한 통찰은 오늘날 신자유주의,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 책은 길고 까다로운 윌리엄스의 다른 저작들에 비해 짧은 글로 편집되어 있어 윌리엄스의 사상에 처음 입문하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또한 윌리엄스의 사회와 문화에 대한 사상 전반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글들이 균형 있게 포함되어 있어, 그 사상의 전체적인 면모를 파악할 수 있게 도울 것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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