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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방지부터 에너지 순환까지…‘건물·자원’도 회복력 시대
재난 방지부터 에너지 순환까지…‘건물·자원’도 회복력 시대
  • 김재호
  • 승인 2023.02.2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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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대학원혁신 어깨동무사업 ④ 박준홍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연세대 대학원혁신지원사업인 ‘어깨동무사업’은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그 지역 전문가와 함께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연세대의 연구역량·인프라를 활용해 지역사회 현안을 해결하는 데 나선 것이다. <교수신문>은 이 사업을 이끌고 있는 교수를 만나 지역과의 협업 연구가 어떻게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지 알아봤다. 박준홍 연세대 교수(건설환경공학과)는 재난재해·복합재난 대응, 기후변화 적응, 스마트 건설, 에너지 자원순환 관련 지역사회·산업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핵심은 ‘회복력’이다. 지난 16일 박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우리 몸·마음의 건강을 위해 ‘회복력(레질리언트)’이 중요하다. 회복력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지만, 양육 환경에 따라 후천적으로 개발될 수 있다. 그런데 몸·마음뿐만 아니라 건물과 자원 역시 회복력이 필요하다. 회복력은 재난을 방지하고 에너지 자원을 순환시키는 열쇠인 셈이다.

박준홍 연세대 교수(건설환경공학과·사진)는 ‘레질리언트 사회기반시설 기술을 이용한 지역사회 및 산업 문제 발굴과 해결’ 과제를 수행 중이다.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지역의 재난재해부터 기후변화, 스마트 건설, 에너지 자원순환에 관련된 지역사회·산업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네 분야를 관통하는 핵심이 바로 ‘회복력’이다. 이 과제는 궁극적으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건설환경기술의 가치 창출을 추구한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진행한 계기에 대해 “우리 학과 교수들은 건설환경공학에서 공공성의 특성상 이미 전국의 다양한 지역의 현실 문제들에 참여하고 있다”라며 “기존의 활동들에 지역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현지의 수요와 현황 파악을 더 잘하기 위한 마중물로서 어깨동무사업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재난재해·복합재난 대응, 기후변화 적응, 스마트 건설, 에너지 자원순환 각각의 분야는 서로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박준홍 연세대 교수(건설환경공학과)는 재난재해·복합재난 대 응, 기후변화 적응, 스마트 건설, 에너지 자원순환 분야에서 지역 전문가와 함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네 분야를 관통하는 핵심 은 ‘회복력’이다. 사진=연세대

 

지역 문제 해결 방안의 선순환·시너지 효과

특히 어깨동무사업을 통해 지역 전문가와 교류가 늘어나며 지역에 특화된 문제를 파악한다. 연세대 연구진은 지역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연구해 다시 지역 전문가에게 제공함으로써 선순환의 시너지 효과를 거둔다.

재난재해·복합재난 대응 연구팀은 한국원자력연구원, 충북대, 유니스트(UNIST)의 콘크리트·구조공학 전문가와 협업한다. 기후변화 적응 연구팀은 부산의 기업·대학, 국립생태원, 경기도와 공동 연구한다. 스마트 건설 분야는 고양·대구·성남시의 건설 현장의 안전 분야 지역 전문가와 함께 한다. 특히 수원대·전북대와 함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하수에서 모니터링해 감염확산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에너지 자원순환 연구팀은 군산대 해상풍력 인재양성지원센터, 대전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인천의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재난재해·복합재난 대응 기술을 만들기 위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권태현 박사와 함께 지진과 같은 동적하중을 연구한다. 경상도에 위치한 원자력 기반 시설물의 안전성 평가와 내부 폭발하중의 저항성능 평가를 위한 기초연구를 하고 있다. 또한 홍기남 충북대 교수, 송범근 한국탄소산업진흥원 박사와 함께 철근 대체재로 탄소보강근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보강그리드 개발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는 전주시가 탄소소재 특별지구로 선정돼 진행했다. 추용식 한국세라믹기술원 박사와는 충청북도 오송읍의 탄소재료·탄소섬유 관련 중소기업에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충청도의 산업화 수준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논의했다. 아울러, 김건 유니스트 교수와 함께 울산의 염해침투에 취약한 해양 콘크리트 교량 구조물을 공동 연구했다. 탄산화를 통해 콘크리트 성능을 개선하고자 했다.

기후변화 적응 기술은 언론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경기도 안산갈대습지는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가뭄이 발생하며 심각한 건조화를 겪고 있다. 이와 관련 지자체·국립생태원 전문가와 공동 연구를 진행해 <KBS> 9시 뉴스에 내용이 소개됐다. 특히 부산에서는 지역 문제해결을 위해 빗물저류배수터널을 통해 상습침수지역의 기후변화 적응·재해저감성 평가 기술 관련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 부산의 SK에코플랜트 낙동터널 현장 관계자, 지역 전문가와 현장방문·세미나·공동연구로 부산의 연약지반 지대 건설 현장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스마트 건설은 고양시의 도로 인프라 유지보수 비용 절감을 위해 최적 예산의 분배 방안을 연구했다. 비용 절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예방적 유지보수의 실현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전략을 제안했다. 또한 고양·대구·성남시 내 소규모 건설 현장 안전 관제 기술 개발에 나서 영상에서 안전고리와 같은 작은 사물을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을 고안했다. 아울러, 인천시의 하천·해양의 부유 쓰레기 처리 자동화를 위한 영상처리 기술을 연구했다. 재활용이 가능한 품목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경제성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것이다.

에너지 자원순환 기술은 군산대 해상풍력 인재양성지원센터, 전남대 서해안 연약지반 전문가와 공동 연구를 추진했다. 서해안 지역의 해상풍력 기반시설에 대한 지역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지식을 공유했다. 동해안 지역에는 탄소 지중저장을 위한 파일럿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테스트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지역연구기관이 함께 공동으로 연구하고 학술교류를 했다. ‘레질리언트 사회기반시설 미래인재양성 교육연구단’ 초청으로 노르웨이의 탄소지중저장 전문가를 지역 연구기관·대학에 연결해 주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기후변화에 의한 집중강우로 수도권매립지의 침출수 처리가 상당히 어려웠다. 처음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생물학적 처리 기술의 문제라고 진단했으나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어깨동무사업 참여교수팀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연구진과 더불어 생물학적 공정별 미생물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유입침출수 내 오염성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생물학적 공정이 안정적이었음을 밝혔다. 이를 통해 후단의 화학적 처리 공정 개선을 제안하는 성과를 올렸다.

 

공공성 높은 건설환경, 관-산-학-연의 연계

이번 공동 연구에 참여하는 지역 전문가는 지난해 초 21명에서 45명으로까지 확대됐다. 특히 박 교수가 진행하는 어깨동무사업의 네 분야는 경쟁·평가를 통해 세부별로 올해 예산 편성 등에 연구성과를 반영했다.

이번 연구의 어려운 점에 대해 박 교수는 “여러 세부 전공 분야를 가지고 있는 건설환경공학 입장에서는 네 분야의 다양한 지역사회·산업 문제를 다루어야 하고 공공성이 높은 분야이므로 관-산-학-연의 연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특성이 있다”라며 “그러다 보니 특정 지역·문제에 집중하지 못하는 점이 가장 어렵다”라고 말했다.

올해는 지난해 성과가 있었던 지역 문제에 집중할 계획이다. 박 교수는 “기후변화 적응 분야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큼에도 해당 분야 소속 교수들의 참여 미흡으로 활동이 부족했다”라며 “기후변화 적응 분야 참여의 교수 교체·보강을 통해 해당 분야 활동을 좀 더 활성화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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