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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그의 철학과 건강의 메타포
니체, 그의 철학과 건강의 메타포
  • 최승우
  • 승인 2023.02.21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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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범 지음 | 552쪽 | 북코리아

건강의 메타포로 니체의 철학을 이해하다

니체의 철학 속에서 건강이 드러나는 방법

니체는 평생을 병과 고통 속에서 사유해왔지만 변함없이 철학자로서 사유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철학 속에서만큼은 그 누구보다 건강했고, 건강한 사유를 한 철학자였다.

그리고 소크라테스, 플라톤, 칸트, 헤겔, 쇼펜하우어 등 수많은 철학자들을 비판할 만큼 그 스스로 건강한 사유의 철학자임을 자부했다.

니체는 이성을 인간의 본질로 이해한 철학자들과 동일한 방식으로 세계와 인간을 이해할 수 없었다. 육체적 병과 정신적 괴로움으로 가득 찬 자신의 삶을 이해함에 그들이 제시하는 이성은 인간과 삶을 이해하는 본질적인 역할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니체가 자신의 삶으로 경험하고 있는 병과 고통은 육체와 정신에서 발생하는 총체적인 몸의 문제, 즉 ‘나’라는 존재의 문제이기 때문이었다.

니체는 때때로 깊은 의미를 담고 있는 개념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곤 한다. 그리고 이 은유는 니체가 남긴 저작 여러 곳에 흩어져 있다.

그 흔적들을 찾아가다 보면 비로소 하나의 커다란 사유의 체계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 은유들은 이론적 표현의 틀을 벗어나 있기에 이해하고 해명함에 시간이 걸리지만, 그 이후에는 오히려 보다 더 가깝게 우리의 삶에 들어와 자리하게 된다.

문학적이기도 한 니체의 철학적 언어가 쉽게 경화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그의 개념이 다양한 메타포, 즉 은유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니체의 이러한 언어와 표현은 철학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비철학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이 철학적일 수 있는 이유가 합리적이기보다는 오히려 비합리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본다면, 니체의 언어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질을 그 누구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인간이 철학적 사유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의 인간을 탐구해야 한다.

인간이 철학적일 수 있는 이유는, 그가 비철학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철학은 인간 안에 은폐된 비밀들을 오직 그 안에서 발견해야만 한다. 니체는 인간의 비철학적인 영역을 철학의 영역에서 탐구함으로써 철학이 인간의 삶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사상적 토대를 만들어주었다.

니체가 자신의 철학에서 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삶을 사랑하라는 것, 다시 말해 지금 이 순간의 삶에 감사하라는 것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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