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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멀리하는 이유
도서관을 멀리하는 이유
  • 조인숙 한성대
  • 승인 2006.07.12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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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이사

문헌정보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장래 그들의 현장이 되고 근무처가 될 도서관이나 정보센터를 자주 이용하고 그곳에 관한 관심을 갖게 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단체 견학이나 레포트 과제를 내줘야 마지못해 한두번 다녀올까 할 정도이다. 어떤 학생은 4년 동안 도서관근처만 왔다 갔다 하다가 졸업한 친구들도 있다. 모든 학생들이 자기 전공에 대하여 만족하거나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극소수의 무관심(?)그룹을 탓할 수있으랴. 그러나 왜 전공학생마저도 도서관에 가는 것을 꺼려할까?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아서? 빈약한 장서나 경직된 제도 때문에? 아니면 사서의 서비스부족 때문일까? 그것이 늘 풀리지 않는 숙제처럼 가슴 답답하게 할뿐더러 단지 어느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게 더욱 안타깝다.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어떻게 교육하고 대처해야 할까 하는 것이 강단에 선 우리들에게 부여된 과제이다. 그렇다면 지역마다 편리한 곳에 도서관이 있어 어려서부터 도서관에 가는 것이 생활 습관처럼 된다면 도서관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지 않을까? 우리도 이제 겨우 학교도서관의 필요성에 대하여 모두 공감하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아직도 우리에게는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는지도 모른다. 인터넷이 발달하여 도서관에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이지만 지식의 보고인 도서관을 이용해 본 사람과 없는 사람과의 차이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도서관의 혜택을 받지 않고도 운좋게 잘(?) 살아온 세대였다. 우선 먹고 사는 일이 급했으니까 수준 높은 도서관 이용은 사치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받았던 교육은 단답형의 주입식 교육이었고 도서관에 가서 다른 사람들의 견해나 방법들을 찾아볼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지식정보사회와 세계경쟁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우리의 자식 세대에는 쌍방향적이고 창조적인 방식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 많은 지식정보를 검색하고 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힘이 필요하다. 그래서 스스로 찾아서 공부할 수 있고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교육환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 환경요소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가장 핵심적인 것은 도서관이용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어려서부터 가르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고기를 잡아서 손에 꼭 쥐어 주어야만 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고기를 잡는 방식을 가르쳐 주어야 할 때이다. 우리의 학창시절에는 도서관은 공부방을 대신하는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많은 지식정보 중에서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고 그 안에서 나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대학교육은 학생들이 그 분야의 다양한 정보들을 섭렵하고 나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대학교수들마저도 도서관에 대한 이해부족과 그곳은 나와 나의 학생들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 내가 아는 것만 가르치는 것이 대학이 아니라 내가 아는 것보다도 더 많은 지식이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곳이 대학이라고 한다면 대학도서관이 대학의 심장의 노릇을 할 수 있도록 강의와 연관시켜 학생들이 도서관 안에서 수업준비를 할 수 있도록 강의계획서가 작성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도서관이 지식정보사회의 핵심분야가 된다면 문헌정보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지식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미래사회를 움직일 수 있는 파워가 될 거라고 강조할 수 있을 텐데 현실은 언제나 한계에 부딪쳐 우선순위에 밀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도서관은 지금 살고 있거나 앞으로 살아갈 모든 이들의 삶을 예언해준다는 사실을 공감한다면 국가의 도서관정책은 달라지게 될 것이다.

조인숙 / 한성대·문헌정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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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2006-07-17 11:03:48
위에 쓰신 글도 옳은 말씀이십니다.글쎄요...
그렇게 된다면 더이상 도서관인들은 걱정이 없겠지요..
저의 짧은 생각입니다만 교수님들께서 학기초에 참고문헌에 목록을 주시고 그 목록으로 다양한 자료로 수업을 진행하신다면 학생들의 도서관 이용은 자연스레 증가하지 않을까요?
학생들의 지적수준도 상승할테고 독서문화도 변화되고 말이죠.
유럽에서는 책값이 비싸기도 하지만 참고문헌 목록을 기본적으로 읽어야만 수업진행에 따라가기에 교수님들이 주시는 참고문헌은 피가되고 살이 되는 정보이지요.
교수님들의 작은변화가 큰영향력을 이끌기도 하지요.
우리나라 교수님들도 책한권으로 한학기 수업을 하지마시고
해당분야 또는 관련된 다양한 시각의 참고문헌을 갖고 수업을 하시는 것은 어떨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