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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 소실에 따른 해수면 상승, “예상보다 더 높다”
빙상 소실에 따른 해수면 상승, “예상보다 더 높다”
  • 신다인
  • 승인 2023.02.16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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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연구진, 해양‧대기 등 기후 요소 통합한 새 기후 모델 개발
2150년 빙상 소실로 해수면은 1.4m 상승할 것으로 분석
온실 가스 배출을 강력히 제한한 시나리오(SSP1-1.9, 파란색)에 따르면 2150년 해수면은 20cm, 상승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중간 제한한 시나리오(SSP2-4.5, 분홍색)에 따르면 해수면은 50cm 상승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거의 제한하지 않은 고탄소 시나리오(SSP5-8.5, 빨간색)에 따르면 해수면은 140cm 상승한다.
온실 가스 배출을 강력히 제한한 시나리오(SSP1-1.9, 파란색)에 따르면 2150년 해수면은 20cm, 상승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중간 제한한 시나리오(SSP2-4.5, 분홍색)에 따르면 해수면은 50cm 상승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거의 제한하지 않은 고탄소 시나리오(SSP5-8.5, 빨간색)에 따르면 해수면은 140cm 상승한다.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놓치면 2150년 남‧북극 빙상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녹아 사라지고, 해수면이 1.4m 이상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악셀 팀머만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장(부산대 석학교수) 연구팀은 빙상‧빙산‧빙붕, 해양, 대기 등 기후 요소를 결합한 새로운 기후 모델을 개발하고,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해수면 변화를 예측했다. 그 결과, 기존 예측보다 해수면 상승폭이 더 크다는 분석을 내놨다.

전 세계 10억 명의 인구가 해발 10m 아래의 저지대에 사는 만큼, 해수면 상승은 세계적 재난이 될 수 있다.

빙상은 특히 해수면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빙붕이나 빙산은 녹더라도 해수면 높이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이와 달리 빙상은 전부 육지 위에 펼쳐져 있어 녹게 되면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수면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남극 빙상이 모두 녹으면 해수면이 무려 58m나 상승한다는 분석도 있다.

문제는 빙상의 변화가 물리학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느리게 진행돼 예측이 까다롭다는 점이다. 특히, 남극 빙상은 많은 부분이 해수면보다 낮은 곳에 분포하고 있어 다른 지역보다 예측이 더 어렵다. 게다가 이전 연구들은 다른 기후 요소와의 상호작용을 고려하지 않아 빙상의 변화를 전망하는 불확실성이 더 컸다.

교신저자인 박준영 IBS 학생연구원은 “남‧북극 빙상의 변화를 모의(시뮬레이션)한 기존 모델들은 대부분 빙상의 변화가 해양에 영향을 미치고, 이 영향이 대기와 빙상의 또 다른 변화를 야기하는 상호작용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IBS 연구진은 빙상, 빙산, 빙붕, 해양 그리고 대기 요소를 모두 결합한 새로운 기후 모델을 개발하고,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에서 제시한 3가지 이산화탄소 배출 시나리오에 따른 남극 빙상 및 해수면 변화를 시험했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계속 늘어나는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빙상 소실에 의해 2150년 해수면이 지금보다 1.4m 더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2050년에 탄소중립에 도달하는 저탄소 시나리오에서는 2150년 해수면이 20cm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준이 IBS 연구위원(부산대)은 “이번 연구에 포함된 기후 요소 외 바닷물의 열팽창, 강물 유입 등 다른 기후 요소까지 고려한다면 해수면 상승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8℃ 이상 상승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빙상 붕괴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60년 이전에 탄소 순 배출량이 0(탄소중립)에 도달해야만, 해수면의 급격한 변화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선행 연구들은 남극 빙상의 용융이 해수면 상승을 가속시킨다고 분석했다. 반면, 주변 기후 요소와의 상호작용까지 고려한 이번 연구의 결과는 빙상이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하지만, 남극 담수의 유입으로 인해 상승 속도는 오히려 감소한다고 내다봤다. 더 정확한 미래 기후 예측을 위해서는 결합 모델을 통해 여러 요소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악셀 팀머만 단장(부산대 석학교수)은 “더 현실적인 예측을 위해서는 각각의 기후 요소와 각 요소 간 상호작용을 더 확실하게 반영할 수 있는 복합적인 지구 시스템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며 “모든 기후 요소를 결합한 모델로, 더 높은 공간 해상도에서 빙상과 해수면 변화를 모의하는 후속 연구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2월 15일(한국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7.694)’에 게재됐다.

신다인 기자  shi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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