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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프로젝트’ 통해 대학경쟁력 강화
‘ABC 프로젝트’ 통해 대학경쟁력 강화
  • 특별취재팀
  • 승인 2006.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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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찾아서: 국제자유도시의 중심에 선 제주대

▲정문 앞에서 바라본 제주대 전경 ©

제주특별자치도가 7월1일부터 공식출범하면서 제주도에는 어느 기업가의 표현처럼 ‘즐거운 실험’이 시도되고 있다. 국제자유도시로 싱가포르나 홍콩처럼 사람·자본·물류가 자유롭게 오가고, 외교·국방 등 국가 중대 사무를 제외하고는 고도의 자치권이 부여됐다.

제주대(총장 고충석)는 바로 이와 같은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는 대학이다. 국제자유도시 추진과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은 위기로 받아들여질 만도 하건만, 제주대에서는 오히려 제2도약을 위한 새로운 기회와 도전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올해로 개교 54주년을 맞은 제주대는 지난 2005년 5월, 제7대 고충석 총장이 취임하면서 급변하는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ABC 프로젝트’라는 야심 찬 대학 발전계획을 마련했다.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인데, 우수 교수진 유치와 연구시설 확충, 정보 인프라 구축, 행정 개혁 등을 단계적으로 시행해 지역 사회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제주형 산학협력 클러스터만이 살 길”

‘ABC 프로젝트’는 남들이 소홀히 하고 있는 틈새시장에 기민하게 접근하고, 지역사회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대학발전을 도모하고, 동시에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실천전략이다. 이를 위해 △교육·연구 활동의 국제화(Asia 프로젝트) △자율적 재정기반의 확충(Business 프로젝트) △지역 내 연구개발 역량의 통합(Cluster 프로젝트) 전략을 수립, 지역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대학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성과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제주대는 지난해 65억원 규모의 바이오리서치빌딩을 교내에 유치함으로써 일정 건물공간의 사용과, 앞으로 도입될 2백억 원 상당의 첨단장비들을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과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를 통해 제주대와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을 잇는 제주형 산학협력 클러스터 형성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주)DAUM, (주)EMLSI 등 제주지역 유치기업과 한국전력거래소 등 우수기업과의 맞춤형 교육과정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선도프로젝트인 첨단과학기술단지가 2011년 완성되면 교육, 연구의 양 측면에서 제주대가 지향하고 있는 산학협력 클러스터 사업은 비약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주대는 또, 우수한 교수진의 확보와 교수 경쟁력 강화가 대학과 학문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열쇠라고 판단하고 세계적 석학의 초빙과 우수한 신규 교원의 확충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적인 광생물학회지 ‘Photochemistry and Photobiological Sciences(PPS)’의 편집주간을 맡고 있는 송필순 박사를 제주대 석좌교수로 초빙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 이를 계기로 제주대는 생명산업분야 선도 핵심연구그룹을 형성시켜 대학 특성화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제주의 BT산업 발전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맡도록 할 계획이다.

교육의 질 향상과 교수연구 실적을 높이기 위해 올해 초 학술연구지침 개정과 우수학과 인센티브제 도입, 특성화 연구팀을 발굴하기로 했다. 교원인사규정을 개정해 교수 승진 시 연구업적 기준을 강화했고, 올해부터 연구장려금을 연구 결과의 질적 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되도록 학술진흥지침도 대폭 개정, 유인책을 강화했다.

▲고충석 제주대 총장은 이번 방학을 기점으로 주어진 자연조건을 활용한 에코 캠퍼스를 구상, 단계별로 실현할 계획이다. ©

단과대학별로 학과 평가해 인센티브 부여

연구 분야에서 주도적 연구책임자 구실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연구진흥사업의 연구결과물에 대해 주저자와 교신저자에게 연구장려금이 지급되며, 각종 지원사업의 연구결과를 한국학술진흥재단 등재(후보 포함) 이상의 학술지에 싣도록 했다. 업적 우대 교수는 책임 강의시간을 줄여주는 대신 연구비를 추가 지급하고 각종 국제학술대회 참가 시 보조금도 학교 측에서 부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년 보장교수의 심사제도도 크게 강화해 승진과 정년보장은 까다롭게 심사하되 일단 정년이 보장되면 교수들로 하여금 마음 놓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 2학기부터 적용되는 ‘우수학과 인센티브 제공제도’, ‘특성화 연구팀 발굴육성제도’의 도입은 교육경쟁력 강화를 위한 첫 시도이다. 대학 자체적으로 심사단을 구성, 학과별 평가를 통해 교육·연구부문에 걸쳐 6개 학과를 선정해 9월부터 학과 당 7백만 원의 예산을 지원키로 했다.

제주대는 또, 정부가 추진하는 국책사업, 학술연구 사업 참여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연구팀 육성을 위해 ‘특성화 연구팀’도 발굴한다. 특성화 연구팀은 이공자연계열 2개 팀과 인문사회계열 1개 팀이 선정되는데, 이공자연계열에는 연간 2천만 원씩 3년간, 인문사회계열에는 연간 1천5백만 원씩 3년간 연구비가 지원된다.

제주대는 시대의 흐름을 앞서 읽을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사회변화에 맞춘 교육환경 마련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점차 수요가 늘고 있는 관광·휴양·레저 교육의 최고를 지향하는 대학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제주대는 골프경영학과 등 국제자유도시에 걸맞은 전공과목을 개발, 이론과 실제를 입체화한 교육으로 이 분야의 최고 인재를 양성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일본인과 중국 부유층 겨냥한 제주대병원에 기대

지난 3월 지역암센터 지정과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 판정을 받은 제주대병원도 자랑거리다. 신축되는 제주대병원은 당초 2008년 12월 준공일 보다 6개월여 앞당겨 조기완공을 해 제주특별자치도 중점사업 중의 하나인 제주도 의료경쟁력 강화와 공공의료 확충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주대병원은 국내 의료수가가 비싼 일본인이나, 고품질의 의료서비스를 원하는 중국 부유층을 제주로 유치하는 고품질의 의료관광 시대를 선도적으로 열어가게 된다.

이와 함께 ‘제주대 브랜드 파워’의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작게는 제주특별자치도, 그리고 대학구성원이 자랑스러워하는 대학을 만드는 일이다. 넓게는 명문 지방대라는 인식을 확산하는 것. 지난해 현대그룹 자산관리 회사인 ㈜엠코 김창희 대표이사와 배아줄기세포 재활용 기술로 세계에서 처음으로 미국 특허를 획득한 박세필 마리아병원 생명공학연구소 박사를 자랑스런 제주대인으로 선정, 표창함으로써 지방대의 약점을 극복하고 각 분야의 정상에 오른 동문들을 통해 재학생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있다.

특별취재팀 editor@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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