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04:00 (목)
인센디어리스
인센디어리스
  • 최승우
  • 승인 2023.02.07 18: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오경 지음 | 김지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320쪽

신앙을 잃은 윌, 의미를 찾는 피비, 종교를 만든 존사랑과 집착 사이, 상실과 믿음 사이, 열정과 광신 사이
주목받는 신예 권오경의 강렬하고 빛나는 첫 소설

「애프터 양」 「파친코」의 코고나다 감독 연출 드라마화 결정
BBC, NPR, 『뉴스위크』 외 다수의 매체 ‘올해의 책’ 선정
『뉴욕 타임스』 선정 ‘주목받는 작가 4인’
전미도서비평가협회 존 레너드상,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도서상 최종 후보

컬트 종교·테러라는 민감한 소재를 거침없는 문장으로 그려내며 미국 문단에서 주목받은 한국계 미국인 작가 권오경R. O. Kwon의 첫 장편소설 『인센디어리스The Incendiaries』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극단주의 기독교에 연루된 여성과 그를 사랑한 한 남성의 이야기를 다룬 이 소설은 작가가 자신의 종교적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작품이다.

권오경은 이 데뷔작으로 『뉴욕 타임스』에서 ‘주목받는 작가 4인’으로 꼽혔으며, 전미도서비평가협회 존 레너드상,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도서상 데뷔작 부문 등 각종 권위 있는 상의 최종 후보에 올랐다.

또한 독자와 평단의 찬사를 동시에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40여 개의 매체와 단체에서 그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고 7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한국인 이민자 가정에서 피아노 신동으로 자라났으나 엄마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죄책감에 시달리며 충동적으로 살아가는 파티걸 피비, 전도자였으나 종교를 버린 윌 켄달, 그리고 수수께끼 같은 과거를 가진 ‘제자(弟子)’ 창립자 존 릴. 피비와 윌은 에드워즈 대학교에서 만나 사랑하게 되지만, 피비의 상실감과 상처는 메워지지 않고 피비는 존 릴의 종교에 이끌린게 된다. 윌은 피비의 극단적인 선택을 이해해보려 안간힘을 쓰지만 역부족이다.

제목 ‘인센디어리스’는 영어 단어 ‘인센디어리Incendiary’의 복수형으로, 작가는 제목으로서 여러 해석을 담을 수 있는 풍부한 단어를 원했다.

‘인센디어리’는 방화 혹은 폭탄을 가리키는 동시에 ‘선동적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는 열정, 테러리즘과 연결되며, 우리는 종종 무언가에 혼신의 힘을 다할 때 자신을 “불사른다”고 말한다.

제목이 함의하듯, 이 소설은 열정적인 사랑의 균열과 극단주의자들의 심리에 대한 섬세한 시선이 돋보인다.

작품의 큰 축은 컬트 종교이나, 작가는 컬트 종교에 대한 묘사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기보다는 이런 상황에 빠지게 되는 인간의 상실감과 결핍, 사랑이라는 명분하에 벌어지는 몰이해와 통제욕, 이해받지 못하는 외로움에 대해 증언한다.

종교, 사랑, 낙태 등의 정치적 이슈를 오가는 흡입력 있는 서사를 갖춘 작품으로 다양한 독자들에게 다채로운 지점으로 파고들 것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