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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미사일 발사이후 한반도 정세
북한의 미사일 발사이후 한반도 정세
  • 김연철 고려대
  • 승인 2006.07.05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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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논평

▲김연철 고려대, 정치학 © www.hani.co.kr
북한은 결국 국제적인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과 일본은 즉각 대북제재를 추진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2005년 9.19 공동선언이후의 교착국면이 끝나고, 한반도 정세는 긴장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

겁쟁이 게임의 시작?

왜 북한은 미사일을 쏘았을까? 1998년의 기억이 남아 있을 것이다. 북한은 대포동 1호를 발사했고, 미국은 대북정책 방향에 대한 논란을 거친 후 결국 ‘페리 프로세스’를 통해 북한과의 직접 협상에 나섰다. 이란의 최근 사례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란이 강경대응을 표명했기 때문에 미국도 이란과의 대화로 전환했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북한의 정세판단은 틀렸다. 북한은 이란이 아니고, 지금은 1998년과 달리 부시행정부이기 때문이다. 부시행정부는 이미 미일 정상회담에서 확인했지만, 북한의 행위에 대한 제재에 착수할 것이다. 그리고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대포동 2호가 42초 만에 추락한 것도 미국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이 미국에 위협적이지 않다고 판단할 것이며, 그것은 북한이 의도했던 미국 내 관심끌기 전략의 실패를 의미한다. 부시행정부는 ‘악의적 무시’정책을 기본으로 하면서, 대북제재를 추진할 것이다.

북한은 어떻게 나올 것인가? 미국의 반응을 지켜보겠지만, 압력에 굴복하기 보다는 벼랑끝 전술의 강도를 점차적으로 높이는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 북한과 미국사이에는 불신의 상호 증폭 과정이 진행될 것이다. 미국 내에서 부시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부시행정부가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직접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당분간 없다. 북한도 마찬가지로 벼량끝 전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 한 번 ‘겁쟁이 게임’(Chicken game)이 시작되고 있다. 한반도의 긴장도 높아질 것이다. 불행한 일이다. 이미 남북관계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경제협력과 사회문화교류는 지속적으로 발전했지만, 정치군사적인 분야에서의 발전은 더디다. 정치군사와 경제의 불균형 상황이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더불어 한국에게도 대북지원과 경제협력에 대한 속도 조절을 요구할 것이다. 국내적으로 악화된 여론도 대북정책 선택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협상의 가능성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경고는 필요하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해결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지난 한반도의 역사에서 압력을 통한 굴복 전략은 성공하지 못했다. 특히 한국의 입장에서 군사적 긴장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효과는 크다. 감성의 정치가 아닌 이성의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반도에서 ‘평화적 수단을 통한 평화’ 말고 다른 대안이 있는가?

1998년의 위기에서 2000년 북미․남북 관계의 개선 경험이나, 2005년 2월 북한의 핵보유 선언에서 9.19 공동선언까지의 경험에서, 한국은 협상국면 조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다시 한 번 긴장국면에서 협상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한 외교적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미 양국의 생산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6자회담의 틀을 깨지 않으면서, 북미 양자접촉의 기회를 마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남북관계 역시 중요하다. 대화는 계속되어야 한다. 대화가 중단되면, 많은 악재들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그래서 남북관계에서 출구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감정을 쏟아낼 것이다. 대북지원이나 경제협력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확산될 것이다.

그렇지만 문을 닫으면, 해결의 가능성은 그만큼 멀어진다. 긴장국면의 최대 피해자는 한국이 될 것이다. 낙관을 말하기는 이른 시점이지만, 현 시점을 비관할 필요는 없다. 탈냉전 이후 한반도의 역사에서 어렵고 힘든 상황을 지혜롭게 헤쳐나간 경험이 있다. 이성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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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2006-07-05 21:10:17
편견일 수도 있는, 아니 다분히 편견이 담긴 이런 글만을 왜 교수신문은 좋아할까?
그러니까 이 신문 싫어하는 교수가 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까?
적어도 이 문제에 대해 다른 의견을 지닌 교수의 논평도 같이 실어야 하지 않았을까?
신문이 이렇게 이상한 색깔을 보이니까 많은 교수들이 이 신문을 '전체' 교수신문이 아니라 '일부' 교수신문으로 여기는 것 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