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3:5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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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열린연단 ‘오늘의 세계’ ㉛ 이찬웅 이화여대 교수(인문과학원)] 애초 제안받았던 강연의 주제는 ‘21세기 예술의 사조와 경향’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이 강연의 주제를 삼기에는 몇 가지 측면에서 어렵다고 생각됐다. 우선 첫 번째 문제는, 예술의 수없이 많은 장르를 다루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미술과 음악, 무용과 영화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것은 매우 어렵고, 또한 다룬다 해도 너무 추상적인 얘기가 돼서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 이 발표의 범위를 현대 미술 중에서 주목할 만한 몇몇 작품을 철학적인 관점에서 고찰하는 것으로 한정하고자 한다. 두 번째 문제는 거리의 부재와 양식의 다양화에 있다. 세 번째 문제는 이 강연 제목의 ‘21세기’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는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산술적인 표기를 넘어 새로운 시대의 분기점으로 기능할 수 있는가? 이를테면, 역사학자들이 흔히 말하듯이, 2001년에 있었던 9·11 테러 사건을 기점으로 삼든지, 또는 미디어의 영향력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에는 아이폰이 등장한 2007년을 기점으로 삼는 일 등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 미술의 경우, 사정은 어떠하며, 어디를 기점으로 삼을 수 있는가? 다르게 표현하자면, 1990년대와 2000년대는 단절적으로 구분될 수 있는가?

네이버 열린연단 ‘오늘의 세계’ | 최승우 | 2024-03-14 0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