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8 16: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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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열린연단 ‘오늘의 세계’ ㉞ 정현석 서울대 교수(물리천문학부)] 양자역학이 고전역학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고전역학은 어떤 실험을 했을 때 초기 조건이 정확하게 같다면 실험의 결과도 정확히 같다고 말해준다. 이는 초기 조건을 정확하게 알면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임의의 정확도로 결과값을 예측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양자역학에 따르면 최대한 같은 초기 조건을 만들어놓고 실험을 해도 재현된 실험은 일반적으로 이전의 실험과 다른 결과를 준다. 즉, 단순히 정보의 부족 때문에 생기는 확률이 아닌 아닌 근본적인 임의성 혹은 확률의 요소가 개입되는 것이 양자역학이 고전역학과 다른 점이다.1935년 아인슈타인은 포돌스키·로젠과 함께(세 사람의 이름 첫 자를 따서 EPR이라고 부른다) 양자역학의 완전성에 대한 그의 도전을 담은 한 편의 논문을 발표한다. 오늘날 EPR의 논문을 해석할 때, 논문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두 개의 가정을 국소성과 실재론으로 본다. 국소성은 한 장소에서 일어난 일이 멀리 떨어져 있는 장소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가정이다. 상대성 이론은 정보가 전달되는 데는 적어도 빛의 속도로 건너편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이를 고려했을 때, 아인슈타인에게 국소성은 매우 자연스러운 가정이었을 것이다. 실재론은 측정과 무관하게 물리량의 값들은 이미 결정돼 있다는 가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은 실재론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고, 우주가 물리적 실재의 요소들로 구성돼 있다고 보았다. 

네이버 열린연단 ‘오늘의 세계’ | 최승우 | 2024-04-04 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