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8 21: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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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가 말하다_최덕근 서울대 명예교수] 요즈음 ‘인류세(Anthropocene)’라는 용어가 주목을 받고 있다. 구글 학술검색에서 ‘Anthropocene’을 찾으면 37만 건이 넘는 논문이 검색된다. 우리말로 ‘인류세’를 찾아도 8만 건 가까운 결과가 나온다. 인류세가 관심을 끌기 시작한 때가 2000년이므로 인류세를 다룬 논문이 연평균 1만 건 이상 발간되었다는 뜻이다. 인류세에 대한 학술적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는 뜻이다. 인류세(人類世)라는 용어는 1980년대에  처음 등장했지만, 본격적으로 공론화시킨 사람은 독일의 대기화학자로 노벨상을 수상했던 파울 크루첸(1933~2021) 교수였다. 그는 2000년에 열렸던 국제지권생물권계획(International Geosphere-Biosphere Program) 회의에서 18세기 후반에 시작됐던 산업혁명과 함께 활발해진 인류의 활동에 의해 수권·기권·생물권의 환경이 위기에 처했음을 강조하자는 취지로 인류세를 홀로세 다음의 지질시대로 설정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빙하 시추공 자료에서 18세기 후반부터 대기 중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함량이 급증하기 시작한 양상에 주목하여 산업혁명의 시기, 더 구체적으로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했던 서기 1784년을 인류세의 시점으로 제시했다. 

과학자·인문학자가 본 인류세 | 최덕근 | 2023-03-21 0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