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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열린연단 ‘자유와 이성’ ㊹ 최병일 이화여대 교수(국제대학원)] 코로나 팬데믹은 자연재해를 인재(人災)로 키운 불행한 대참사이다. 미국·유럽·중국이 모두 정치적 명분에 매몰돼 사태의 심각성을 경시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쳐버렸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팬데믹이 아니라고 버티던 WHO(세계보건기구)는 그 명칭에서 W(World)를 떼버려야 한다는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했다.2020년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공포와 침묵의 봄을 마주한 세계인들을 국적 가리지 않고 유린해버린 팬데믹을 방어하기 위한 국가 간의 공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미국이 떠난 세계화 무대에 중국이 새로운 주역임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다.중국이 신속하게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세계의 협력을 구했다면, 세계가 이 괴물 바이러스와 싸우는 시간은 더 앞당겨졌을 것이다.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려는 시간과의 전쟁도 그만큼 더 빨라졌을 것이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생명을 구했을 것이다. 세계 곳곳의 무수한 실업자, 쏟아지는 파산 기업들을 살려낼 수 있었을 것이다.중국은 뒤늦게 지역 봉쇄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었고, 피크를 지났다고 판단하자 이젠 미국과 코로나 사태 진원지 논쟁을 벌이는 후안무치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 언론과 인권 탄압에도 불구하고 기민·유능·효율을 자랑하던 차이나 모델은 중국인들에게조차 불신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네이버 열린연단 '자유와 이성' | 최승우 | 2023-05-01 0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