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0: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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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읽기_『격몽요결』] 20세의 나이에 금강산에서 나와 스님과 동행하며 초당에 하룻밤을 묵을 때 지은 선시(禪詩)에 이런 대목이 있다. “도를 배우니 곧 집착이 없구나 … 초당에서 하룻밤 묵어가는데 매화에 비친 달 이것이 풍류로구나.” 고향인 강릉으로 돌아온 율곡은 유학(儒學)으로 향하고자 하는 뜻(立志)의 중요성을 되새기며 “스스로 경계하는 글(自警文)”을 작성했다. 율곡은 자경문에서 “마음은 살아있는 물건”이니 정신을 한결같이 가다듬는 정심(定心)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다짐도 표현했다. 마음을 정하는 힘(定力)이 이루어지 못하면 마음이 요동하여 편안하기 어렵다는 것이 율곡이 성찰한 마음의 특성이었다. 율곡의 나이 40세에, 당시 25세의 임금 선조에게 올린 『성학십요』의 흐름도 자경문과 비슷하게 뜻을 세우는 입지를 주춧돌로 제시한 다음, 항상 마음을 안으로 거두어 가다듬는 경(敬)을 강조했다. 『대학』의 격물치지에 해당하는 ‘궁리(窮理)장’에서는 의리의 해명과 시비 분별의 사유를 엄격하게 할 것을 제안했다. 거경을 단단히 하고 궁리를 충실하게 한 다음에 역행(力行)해야 한다(『이율곡, 그 삶의 모습』, 서울대학교출판부).

깊이 읽기 | 유무수 | 2022-12-09 09:45